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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행동주의 펀드,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

전한신 기자

pocha@

기사입력 : 2024-07-01 01:45 최종수정 : 2024-07-01 07:23

SM·JB금융 지배구조 개선 이끈 ‘떠오르는 별’
“밸류업 정책, 시장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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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 대구 출생 / 대구외국어고 / 서울대 경영학 학사 /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서울사무소 상무 / 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이사

△ 1986 대구 출생 / 대구외국어고 / 서울대 경영학 학사 /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서울사무소 상무 / 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왜 그렇게 힘들게 행동주의를 하는가’를 물어본다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투자 전략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탓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증시에 행동주의펀드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떠오르는 별’로 거론되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사진)가 한국금융신문과의 <CEO초대석> 인터뷰에서 던진 화두다.

이 대표가 지난 2021년 설립한 얼라인파트너스는 KCGI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국내에서 주주행동주의를 가장 활발히 전개하는 곳 중 하나다. 행동주의란 가치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경영 개입을 통해 기업·주주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캠페인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발굴한 소수의 국내 상장기업에 장기적으로 집중 투자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의 경험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기업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병행 중이다.

이창환 대표는 “얼라인파트너스는 일반적인 상장주식 투자자와 다르게 글로벌 IB·PE에서 축적해 온 인수합병(M&A), 바이아웃 투자 경험 등 전문성을 살려서 투자 대상기업 및 아이디어를 발굴단계에서부터 남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투자 이후의 기업가치와 주식가치 상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있다”고 강조했다.

◇ SM·JB금융 지배구조 개선…“이사회, 회사·주주 비례적 이익 증진시켜야”

이창환 대표와 얼라인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2년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전개된 행동주의 캠페인부터다.

당시 이 대표는 SM엔터가 거버넌스 측면에서 불거진 문제 때문에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2021년도 정기 주총에 곽준호 전 케이씨에프테크놀러지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주주제안에도 나섰다. 표결 결과 참석 주주 803만여 주 가운데 653만여 주가 곽 후보의 감사 선임에 찬성함으로써 주주제안은 성공했다.

또한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서 용역 계약 해지도 받아들여 SM엔터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도 받았다.

올해 초 이창환 대표는 JB금융지주의 주총에서 2명의 이사진을 선임시켰다. 국내 금융지주 역사상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안건을 상정해 유의미한 표 대결을 거쳐서 주주가 제안한 이사 후보자를 선임시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사외이사의 주된 역할은 경영진이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는 지 감독하는 것이다”며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사외이사들도 회사와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최대로 증진되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창환 대표는 “JB금융은 경쟁력이 매우 뛰어난 강소 지방은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저평가 상태다. 이를 해소할 때까지 대출자산 성장률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해 자사주 매입 중심의 주주환원을 확대해 자본 배치·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토록 계속 요청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는 “국내는 행동주의가 활동하기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통상, 행동주의의 주주제안은 기존 이사회의 지배구조에 반하므로 기업과 행동주의는 첨예한 대립 구도를 형성한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위해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도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창환 대표는 “일반주주와 대주주 간 이해관계 불일치가 증시 저평가를 초래한 주요인이다”며 “대주주는 경영권 승계, 세금 절감 등 다양한 이유로 주주환원 없이 현금 쌓기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상장사 이사회가 대주주의 뜻대로만 운영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3% 룰(감사위원 선임 시 지배주주 의결권 3%로 제한)’에 의한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집중투표제의 활성화가 좋은 대안이 된다”며 “배당소득세의 분리과세 또한 매우 좋은 개선책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일본 등과 비교시 국내 시장은 대부분 상장기업에 지배주주 그룹이 존재한다는 것이 특이점이다”며 “지배주주 그룹이 없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일반주주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대표는 “일본의 경우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혁에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일본 정부도 이를 환영하고 장려했다”며 “반면 한국의 경우 토종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해외투자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주식시장의 장기 총주주수익률은 연평균 5% 수준으로 전 세계 최하위권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액티브펀드의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 돼 행동주의 전문 운용사가 아니어도 수많은 독립 자산운용사들이 일정 정도의 젠틀한 행동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이 안타깝지만,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과 더불어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인식이 개선되는 추세이므로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는 계속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 밸류업 정책,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효과 미미…실효성 있는 제도 도입 필요

최근 국내 증시에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뜨거운 감자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기업·주주가치를 향상하고자 추진하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도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게 됐다.

이창환 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현재 1400만명에 달하는 내국인 개인 투자자가 있고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직장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관심 있는 사안으로 구조적 측면에서 변화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술 발달로 정보 유통이 더 빠르고 투명해졌으며 국민의 관심과 인식 수준이 빠르게 높아져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는 필연적이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몇년 전부터 ▲공정경제 3법 도입 ▲의무 공개매수제도 도입 ▲각종 공시 개선 ▲물적 분할 후 상장에 대한 심사 강화 등 주주 보호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같은 움직임이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창환 대표는 “정부가 이같은 방향의 정책 추진만으로도 모든 경제주체는 ‘정부의 스탠스가 이렇구나’로 인식하고 상당히 영향 받게 된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문제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계속해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사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그 가치(밸류)가 높다”며 “핵심 문제는 투자자보호제도의 미비로, 기업의 이익이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다보니 기업가치와 주식 가치가 크게 괴리되고 있는 점이다”고 꼬집었다.

이창환 대표는 “이같은 점에서 볼 때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는 좋은 출발점이자, 긍정적 진전이다. 다만, 이것만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 문제의 의미 있는 진전으로 보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사회적으로 활발한 논의중인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개정, 민사소송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게 하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의 도입 등이 돼야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가 실질적 진전을 거둘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제 관점에서 배당 소득세를 분리과세 한다면 한국 증시의 과소한 주주환원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현시점에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정부의 증시 부양책과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열풍’은 시장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대표는 “저평가 기업들에 대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행동 노력도 기업 경영진들로부터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며 “특히 마음을 열어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 서한을 검토하고 설명에 귀 기울여 준 국내 은행 지주들의 이사들과 경영진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실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이창환 대표는 “최근 얼라인파트너스를 찾는 투자자들은 그동안 갈라파고스처럼 특이하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가 유독 약했던 한국이 과연 이번에는 정말로 실질적인 주식시장 개혁을 이뤄낼지, 변혁기인 지금의 한국에는 과연, 어떤 투자 기회가 있을지를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여러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인식과 자본시장 제도가 개선돼 일반주주의 합리적 의견이 기업 경영에 잘 반영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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