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 제고를 이뤄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순이익이 늘었지만 자산이 더 크게 불면서 ROA는 하락했다.연간 기준으로는 카카오뱅크의 수익성이 매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고 토스뱅크도 마이너스(-) 폭을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4일 한국금융신문이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 3사의 수익성 지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올 1분기 기준 ROA 평균은 0.62%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평균 0.25%보다 0.3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ROA는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총자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인터넷은행의 1분기 ROA 평균은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평균 0.41%도 앞섰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늘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었고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타격도 없었던 영향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올 1분기 합산 순이익(이하 세후 손익 기준)은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843억원) 대비 109.6% 급증했다. 대출 자산 확대로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수수료·플랫폼 수익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도 개선됐다.
반면 4대 은행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666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3254억원)보다 19.8% 감소했다. 올 1분기 H지수 ELS 손실 고객 보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반영하면서 영업외손실이 상당 규모로 발생하면서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인터넷은행별 ROA를 보면 3사 기운데 최고치를 기록한 곳은 케이뱅크였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ROA는 0.87%로 1년 전과 비교해 0.64%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순이익(이하 세후 손익 기준)으로 전년 동기(104억원) 대비 5배 가까이 뛴 507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작년 1분기 8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7억원으로 두 배가량 불었다. 제휴 증권사 계좌 개설이 3배 가까이 늘고, 운용 수익이 확대된 점이 비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1분기 말 여신 잔액(14조76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3.6% 확대된 점 등에 힘입어 이자이익(1357억원)도 31.9% 늘었다. 고객 수는 1033만명으로 1년 전보다 80만명 증가했다.
자산 규모는 인터넷은행 중 케이뱅크가 가장 적다. 케이뱅크의 올 3월 말 총자산(기말 잔액 기준)은 26조30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8조7871억원)에 비해 40% 늘었지만 카카오뱅크와는 34조원, 토스뱅크와는 4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ROA는 1년 전보다 0.18%포인트 낮아진 0.78%로 케이뱅크 다음으로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자산과 순이익 규모 모두 인터넷은행 중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에는 순이익 증가 폭보다 자산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ROA는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이익으로 1112억원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여신 잔액은 41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9% 늘었고, 이자이익은 29% 증가한 5823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 2120만명에서 올 1분기 2356만명으로 230만명가량 확대됐다. 1분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3월 말 기준 60조3974억원으로 전년 동기(46조8463억원) 대비 28.9% 불었다.
토스뱅크의 ROA는 작년 1분기 -10.57%에서 올 1분기 3.93%로 플러스(+)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80억원 적자에서 14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총자산의 경우 563조7739억원에서 589조745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올 1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13조85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5배 불었고, 순이자마진(NIM)은 2.49%로 0.7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순이자이익은 1759억원으로 1.6배로 증가했다. 올 1분기 말 고객 수는 986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 말(607만 명)보다 약 1.6배 확대됐다.
인터넷은행 3사의 올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7.33%로 작년 1분기(-0.36%) 대비 7.69%포인트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ROE가 -10.57%에서 3.93%로 1년 새 대폭 뛴 영향이 크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낸다.
ROE가 가장 높은 은행 역시 유일하게 10%대를 기록한 케이뱅크였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ROE는 10.77%로 전년 동기 대비 8.45%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ROE는 7.29%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3%포인트 높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 수익성 지표(ROA · ROE) 비교 | |||||||
(단위: 억원, %) | |||||||
은행명 | 항목 | FY21 | FY22 | FY23 | FY23Q1 | FY24Q1 | |
카카오뱅크 | 실질총자산(평잔) | 312,285 | 390,814 | 490,534 | - | - | |
자기자본(평잔) | 41,893 | 56,092 | 59,470 | - | - | ||
세후당기손익 | 2,041 | 2,631 | 3,549 | 1,019 | 1,112 | ||
총자산순이익률(ROA) | 0.65 | 0.67 | 0.72 | 0.96 | 0.78 | ||
자기자본순이익률(ROE) | 4.87 | 4.69 | 5.97 | 7.16 | 7.29 | ||
케이뱅크 | 실질총자산(평잔) | 122,173 | 151,619 | 193,372 | - | - | |
자기자본(평잔) | 11,004 | 17,616 | 18,567 | - | - | ||
세후당기손익 | 225 | 836 | 128 | 104 | 507 | ||
총자산순이익률(ROA) | 0.18 | 0.55 | 0.07 | 0.23 | 0.87 | ||
자기자본순이익률(ROE) | 2.05 | 4.74 | 0.69 | 2.32 | 10.77 | ||
토스뱅크 | 실질총자산(평잔) | 24,449 | 243,994 | 250,182 | - | - | |
자기자본(평잔) | 2,615 | 7,252 | 12,583 | - | - | ||
세후당기손익 | -806 | -2,644 | -175 | -280 | 148 | ||
총자산순이익률(ROA) | -3.30 | -1.08 | -0.07 | -0.45 | 0.21 | ||
자기자본순이익률(ROE) | -30.82 | -36.46 | -1.39 | -10.57 | 3.93 |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 분기 ROA 및 ROE는 연환산 수치임 |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2017년 1045억원 손실에서 2018년 210억원 손실로 적자 폭을 줄였다. 이후 2019년 137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0년 1136억원, 2021년 2041억원, 2022년 2631억원, 2023년 3549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케이뱅크의 ROA는 출범 첫해인 2017년(-11.10%)부터 2020년(-3.82%)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2021년 0.18%로 플러스 전환했다. 이후 2022년 0.55%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 0.07%로 하락했다. 충당금 적립 여파로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케이뱅크는 설립 초기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중단하는 등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021년에는 순이익 225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2년 836억원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12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의 경우 ROA 마이너스 폭을 좁혀가고 있다. 토스뱅크의 ROA는 2021년 -3.30%에서 2022년 -1.08%로 개선됐고 지난해에는 -0.07%를 나타냈다. 토스뱅크의 순손실은 2021년 -806억원, 2022년 -2644억원, 2023년 -175억원으로 줄었다.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기존 은행과 비슷한 영역에서 창출되면서 설립 취지인 혁신과 포용과는 어긋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지난달 12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이 주담대라는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에서 수익을 많이 냈다”며 “인터넷은행의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터넷은행이 자산 성장을 위해 대환대출로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고 있는데, 다른 은행이 심사하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영업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 포용과 거리가 멀다”며 “주담대에 편중된 영업 행태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확대와 건전성 관리를 병행해야 하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작업 등을 통해 우량 차주 선별 역량을 높여가고 있다”며 “기존과는 차별화된 디지털 혁신 상품과 서비스도 계속해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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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