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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는 아워홈 막내, 장남·장녀는 오리무중

손원태

tellme@

기사입력 : 2024-06-18 13:47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심경
장남·장녀 연합 사내이사 3인 체제…새 대표는 아직
일각에서는 회사 '경영권 vs 매각' 동상이몽 추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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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사옥. /사진=아워홈

아워홈 사옥. /사진=아워홈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장남·장녀 연합으로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렸지만, 회사를 이끌 새 얼굴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적자였던 아워홈을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은 구지은 부회장은 퇴임사를 남기면서 회사를 떠났다. 경영권을 둘러싼 장남, 장녀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구지은 부회장은 17일 아워홈 사내 게시판에 “회사의 성장,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회장님(고 구자학 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하는 주주들과 경영복귀와 즉시 매각을 원하는 주주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의가 없이 일어난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라는 글을 남겼다.

구 부회장은 “변화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충실히 업무에 임했던대로 해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임직원들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2021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약속했던 ‘누구나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창사 이래 첫 적자를 1년만에 극복했고,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구 부회장은 “이러한 성과는 임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덕분”이라며 “흑자전환과 격려금을 지급할 수 있었던 순간은 대표이사로서 누구보다 행복했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임시 주총으로 늦어진 올해 진급 대상자를 발표하고,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롭게 완비하며 임기를 마친다”라고 끝맺었다.

아워홈은 앞서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제안한 자신의 장남 구재모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아워홈은 창업주 고 구자학 회장이 지난 2000년 LG유통에서 FS(식품서비스) 사업 부문을 계열 분리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현재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880만 주(38.56%)를, 장녀 구미현씨가 440만 주(19.28%)를, 차녀 구명진씨가 447만3448주(19.60%)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471만7400주(20.67%)를 각각 보유했다.

장남을 제외한 세 자매의 지분이 비슷한 상황에서 구미현씨가 경영권 캐스팅보트를 쥐어왔다. 구미현씨는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의 보복 운전 혐의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자 줄곧 구지은 부회장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지분 매각을 이유로 오빠 편에 섰다.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 /사진=아워홈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 /사진=아워홈



경영권을 잡은 구지은 부회장은 코로나로 적자 상황에 빠진 아워홈을 전면 탈바꿈했다. 냉동 도시락 브랜드인 ‘온더고’ 신제품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구氏반가’를 론칭했다. 식자재 사업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 케어푸드를, 유아들을 위한 유치원 안전 먹거리로 세분화했다. 푸드코트에서도 ‘컬리너리스퀘어 바이 아워홈’을 선보여 품질로 승부를 봤다. 구 부회장은 신사업으로 푸드테크를 지목해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이 1조9835억원으로, 전년(1조8354억원) 대비 8.1% 오르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 역시 943억원으로, 전년(537억원)보다 75.6%나 성장했다. 부채 비율도 2020년 코로나 당시 197.8%에서 지난해 113.2%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배당을 둘러싼 장녀와의 갈등이 결국 현재의 사태로 이어졌다. 구 부회장은 취임 이듬해 흑자 전환했으나, 무배당을 선언했다. 이 기간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금으로 2966억원을, 구미현씨는 456억원을 요구했다. 당시 아워홈 순이익이 255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웃도는 규모다.

구미현씨는 아워홈 지분 매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4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해 막내 구지은 부회장을 경영권에서 끌어내렸다. 사내이사로는 자신과 남편 이영렬씨를 올렸다. 이로써 아워홈은 현재 구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씨와 함께 사내이사 3명으로 꾸려졌다.

장남·장녀가 장악한 아워홈은 여전히 새 얼굴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의 임기는 지난 4일 이후로 종료됐으나, 새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임시 대표를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장남·장녀 연합에 균열이 생긴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온다. 두 사람이 회사 매각을 이유로 손을 잡았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권에 욕심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는 구지은 부회장이 퇴임사에서 언급한 ‘경영복귀와 즉시 매각을 원하는 주주’라는 부분이 뒷받침한다.

더구나 구미현씨는 지난 주총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자신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안건도 부결했다. 동시에 구 전 부회장이 추천한 황광일씨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무산시켰다. 회사 매각을 희망하는 구미현씨가 이사회 과반을 구 전 부회장에 내주게 되면 자칫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구미현씨는 자신이 “대표이사직에 오르겠다”라며 공언한 상태다.

구미현씨는 지난 2021년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을 몰아내면서 동생 구미현·구지은 자매와 세 자매 의결권 통일 협약을 맺었다. 의결권 협약을 어길 시 위약금은 최대 수천억원에 이르게 된다. 결국, 네 남매의 경영권 분쟁으로 아워홈은 또다시 공중 상태에 놓이게 됐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회사 성장을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이 사익을 도모하면서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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