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제금융센터 창립 25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라울 아난드 IMF 한국 미션팀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한아란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제금융센터 창립 25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팬데믹 정책효과 축소, 통화긴축 영향 후행 등으로 세계경제의 성장궤적 전망이 어려운 가운데 물가와 금리 귀착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 중앙은행들도 통화정책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세계경제가 찾아가는 균형점은 팬데믹 이전과는 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며 “현 전환기에 우리가 직면할 여러 위험요인을 점검해보고 이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은행연합회장은 환영사에서 “세계 경제는 긴축 기조가 마무리되고 있는 통화정책 전환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성이 높은 국면을 지나며 ‘재균형(Rebalancing)’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22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통화긴축은 올해로 3년차가 돼가고 있으나 끈적한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에서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bumpy inflation)으로 그 양상이 변화되며 금융시장에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금융산업은 경제의 방파제이자 안전망으로서 금융과 실물로 이루어진 경제 생태계가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컨퍼런스가 글로벌 정책 전환기의 과제, 중국과 일본의 상황,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현실과 미래를 되짚어 보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글로벌 경제, 재균형으로서의 경로’를 주제로 국제통화기금(IMF),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구기(AMRO), 세계은행(월드뱅크), 일본 정책연구소(PRI), 중국 국가정보센터(SIC) 등 국제기구 및 해외 주요 연구기관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총 3개 세션에서 세계 경제, 아시아 경제 전반 및 중국과 일본의 경제 전망과 주요 리스크에 대해 발표하고 한국 경제 및 금융산업의 기회와 도전과제를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라울 아난드 IMF 한국 미션팀장이 ‘글로벌 정책 전환기 세계경제의 도전과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현 세계경제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속에 영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그 이면에서는 통화정책, 재정정책, 구조적 측면 등에서 세계경제가 커다란 정책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아난드 팀장은 “향후 세계경제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느린 성장’으로 규정한다”며 “작년 3.2% 성장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7%, 내년 1.8%로, 신흥·개도국 성장률은 올해 4.2%, 내년 4.2%로 제시했다.
향후 리스크는 상하방 균형 잡힌 상태로 진단했다. 아난드 팀장은 하방 리스크로 ▲분쟁 속 원자재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경직성과 금융 스트레스 ▲중국 회복 불안 △경제분절화 ▲재정지출 급감 등을 지적했다. 상방 리스크로는 ▲단기 재정부양 ▲공급망 교란 완화 ▲인공지능발 생산성 개선 등을 꼽았다.
두 번째 세션에선 코허이 AMRO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아세안+3 국가들의 올해 성장률이 인플레이션 둔화와 수출 반등 등에 힘입어 지난해(4.3%)보다 높은 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성장 전망의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유럽 경기 부진 ▲원자재가격 급등 ▲미국 대선발 충격 등을 제시했다. 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부작용 등 구조적 변화가 미래 장기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당국은 재정여력 회복,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에 초점을 두는 동시에 도전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세션에선 김대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 상무가 국내 금융산업의 영업환경이 ▲높은 민간부채 수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증가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위험 ▲내부통제 이슈 등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상무는 “해외시장 진출 확대, AI 기술 발전 활용, 운영 효율성 개선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성장 활로로 삼을 수 있는 기회 역시 열려있다”며 “특히 AI 기술은 은행산업의 발전에 있어 점차 ‘게임 체인저’ 역할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래 효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효익은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한편 이로 인해 초래되는 에너지, 소모, 노동력 배치, 윤리, 규제 보안 등의 비용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