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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자에 ‘공짜 점심’은 없다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4-06-03 00:00 최종수정 : 2024-06-1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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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자에 ‘공짜 점심’은 없다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그룹 총수들은 명확합니다. 돈은 사업에서 벌고 자금 운용에선 기대 수익률과 리스크를 엄격하게 구분합니다. 내가 5%의 수익률을 얻고 싶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리스크만 테이킹(Taking)하지, 20% 수익률을 생각하면서 리스크는 5%만 가져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만난 한 PB(Private Banker)는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 대해 금융회사의 잘못에 투자자들의 오해까지 보태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를 검사한 결과, 상품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보호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시스템 자체와 개별 상품 판매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도 다수 적발됐다.

금감원은 판매사들이 고객 손실위험 확대기에 과도한 영업목표와 부적절한 성과지표 등을 통해 전사적 판매를 독려하면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판매한도 관리와 비예금상품위원회 운영 등에는 소홀해 불완전판매 환경을 조성했다고 봤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급락 이후 양적완화에 따른 각국 주가지수 변동성이 확대되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투자자의 중국군 연계 중국기업 투자금지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시기에도 판매사의 공격적 영업은 지속됐다.

고객 손실위험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내부승인 절차 우회 등을 통해 판매한도를 확대했다. 실제 개별 상품 선정은 비예금상품위원회가 아닌 업무 담당자에 의해 결정됐으며, 위원회 차원의 기초자산 안정성 점검과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투자자 성향 분석 시 거래목적과 재산상황, 연령 등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6개 항목 중 일부를 누락하거나 점수라 배정되지 않도록 운영했다. 또 '손실 감내 수준 20% 미만'과 '단기투자 희망' 등 ELS에 부적합한 투자자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운영했다.

투자성 상품 판매 시 설명해야 하는 손실위험 시나리오와 위험등급 유의 사항 등 투자위험을 누락하거나 왜곡했다. 개별 판매 과정에서도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 대리 가입, 고령자 보호 소홀, 서류 변조 등 다양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

여기에 고객들의 잘못된 기대가 손실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투자를 위해 증권사 대신 은행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는 원금 손실 없이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받고 싶어 하는 기대치가 존재한다고 한다.

반면 증권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기저에는 큰 이익을 볼 수도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을 가능성이 높아, 마이너스에 대한 타격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지난 3월 금감원이 홍콩 H지수 ELS 관련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한 뒤 은행권과 증권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은행권에 비해 증권은 판매 규모도 크지 않고 전체 상품 비즈니스에서 ELS가 차지하는 부분도 크지 않아 업계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였다.

실제 증권사들의 ELS 판매 잔액은 3조4000억원으로 은행(15조4000억원)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업계에서는 증권사 ELS 투자자의 경우 이미 고위험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고, ELS는 대부분 만기 전후 유사한 상품으로 재투자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 됐든 투자자로서 자신의 돈을 지키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방법은 금융회사를 믿는 게 아닌 모든 투자에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는 것이다. 신중하게 접근해 노출된 리스크를 꼼꼼하게 챙겨보고,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 후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 투자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걸 스스로 되새겨야 한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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