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예탁결제원 여의도 사옥 / 사진제공= 한국예탁결제원
해외주식을 사는 개인 투자자인 '서학개미'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예탁원은 미국시장 결제주기 단축에 대응해 안정적 서비스 구축을 이끌었다.
내년에 대체거래소(ATS)가 출범해 복수시장 체제가 가동될 경우, 예탁원은 전자등록기관으로 결제부문에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예탁원은 디지털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탁원은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T+1일 결제는 주식,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포함한 대다수 미국 증권의 결제주기를 T+2일에서 하루 앞당기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예탁원은 그동안 미국시장 보관기관인 씨티은행과 함께 T+1일 결제의 쟁점과 이행사항 등을 검토했으며, 전산시스템 확충을 통해 업무처리방식 등을 개선하며 대응했다.
예탁원은 국내 증권회사를 대상으로 업무시간 조정, 전산시스템 성능·처리속도 개선 및 결제 이행 지원 등 추진과제도 마련해 안내했다. 당일 결제 승인(SDA)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업무 운영시간 변경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정규 근무시간 이외에 새벽 시간 조기 근무, 금요일 매매분 관련 토요일 근무 도입 등이 필요했다. 예탁원은 이행 초기 일자 별, 시간대별 T+1일 결제 업무처리절차를 확정해 증권사에 제공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과 관련된 제도의 변화인 만큼, 예탁원의 기민한 대응이 중요했다. 예탁원의 2024년 1분기 외화증권 보관·결제금액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화주식 결제액은 1026억9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48.5% 늘었다. 또 2024년 1분기 말 기준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836억4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8.8% 늘었다. 실제, AI 수혜주로 떠오른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기업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미국 증시 상장 기업들은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경우 미국 증시 결제주기가 단축된다고 큰 변동을 체감하지 않을 수 있다. 결제자금(매도대금) 인출이 현재보다 하루 빨라지는 반면, 거래시간이나 거래방식 등은 유지된다. 결제주기 단축에 따른 거래비용 변화 요인도 크게 없다. 다만, 미국주식 미수거래 관련, 변제기한이 앞당겨질 수 있는 부분 등이 있어 증권사별 확인이 필요하다.
또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이 오는 2025년 3월로 예고되면서 예탁원의 시장 인프라 기관으로서의 지원 역할도 중요해 졌다. 대체거래소(ATS)는 다수를 대상으로 증권의 매매·중개·주선·대리 업무를 동시에 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다. '제2의 한국거래소'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5월 ATS 제도가 도입되고 10여년 만에 한국 증권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미국, 유럽(EU),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선 이미 ATS가 자리 잡고 있다.
내년에 복수시장 체제가 가동되면 한국의 주식거래 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까지, 즉 현행보다 5시간30분이 늘어 12시간이 될 예정이다. 향후 ATS가 출범하면, 지정 거래소(한국거래소)가 청산하고, 전자등록기관인 예탁원이 결제를 하게 된다. 통합 시장관리 측면에서 ATS 시장 안정장치 도입 등이 필요한데, 예탁원은 ATS와 함께 2025년 상반기까지 ATS 업무기준 반영, 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자본시장 인프라로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은 예탁원의 대표적인 현안이다. 업무프로세스와 IT 인프라를 최신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순호 예탁원 사장은 2024년 3월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IT서비스 혁신 기반을 강화하고, 내·외부 변화에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한 최적의 혁신금융 플랫폼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