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에코프로
29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장(9만4700원)보다 4.65% 하락한 9만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지난 27일 9만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데 이어 이어 이날에도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시간 에코프로비엠도 전 거래일(19만8600원) 대비 5.59% 하락한 18만75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고 ‘에코프로 3형제’ 중 막내 에코프로머티는 3.87% 떨어진 7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외국인·기관투자자는 매도 우위를 나타낸 반면 개인투자자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에코프로를 각각 111억원, 1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12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미들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도 각각 248억원, 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또한 이날 이차전지주 전반이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국내 이차전지 대표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전날보다 4.94% 하락했으며 지수 구성 종목 모두가 약보합 마감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5.59%) ▲LG화학(-5.24%) ▲LG에너지솔루션(-5%) ▲삼성SDI(-4.82%) ▲에코프로(-4.65%) ▲포스코퓨처엠(-4.49%) ▲에코프로머티(-3.87%) ▲SK아이이테크놀로지(-3.11%) ▲엘앤에프(-2.96%) ▲SK이노베이션(-2.76%) 순으로 낙폭이 컸다.
이처럼 이차전지주들이 약세를 나타낸 배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3월부터 주력 제품인 모델Y의 생산량을 전년 동기보다 최소 20% 감축하는 계획을 실행 중”이라며 “이런 감산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델3까지의 확대 여부와 미국과 독일에 있는 공장에서도 적용될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전세계 전기차 수요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차량 구매 부담 증가,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돼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이차전지 셀, 소재 업체들의 중장기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일본 동종 업체들과 비교할 때 이미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의 주력 시장인 전 세계, 북미 전기차 배터리 셀 중장기 수요성장률 전망치에 근거한 적정 밸류에이션 수준마저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1분기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에코프로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0.6% 감소한 1조206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손실은 2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51.7%, 93.8% 줄었으며 4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매출액이 66.3% 쪼그라들었고 순손실은 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년 동기 대비 75.2% 하락한 15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방 수요둔화로 인해 양극재 출하량과 판매단가가 각각 5%, 13% 하락했다”며 “판가 하락세가 오는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부진, 일부 완성차 업체 및 전동공구 업체들의 재고환경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전방 수요둔화 및 리튬가격 하락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양극재 판매량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 유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산업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오는 8월 8일 로보택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전동화가 필수기 때문에 자율주행 경쟁 심화가 전동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상용화 확대 및 로보택시 발전 등 자율주행 관련 사업 확대는 이차전지·전기차 산업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AI가 발전하면서 점차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게 될 것으로 판단하지만, 이미 스마트폰 내 부피의 절반 이상을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어 이를 효율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실리콘 음극재 사용 비중 확대 등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경박단소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데, 향후 폴더블 + AI 등 폼팩터의 변화 역시 더 좋은 배터리를 수요로 할 것이다. 이는 그간 정체였던 소형전지 사업의 중장기 성장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