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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AI 도입·활용에 전향적 사고 가져야” [2024 한국금융미래포럼]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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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5-27 00:00

AI금융, 디지털금융 대체할 정도로 강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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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신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 정유신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디지털이 금융과 결합되면서 디지털금융(핀테크)가 탄생했듯이 AI, 특히 생성형 AI가 금융과 결합하면 핀테크를 대체할정도로 강력한 AI금융이 강력한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이에 AI를 도입·활용하고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 한국금융미래포럼 : AI혁명과 금융혁신 3.0’ 패널토론에서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은 이와 같이 말하며 AI 활용 확대를 강조했다.

정유신 원장은 챗GPT 등장으로 대화형 인공지능(AI)가 화두인 가운데 금융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업은 핀테크에 의해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데이터도 정형화·표준화돼 AI가 작동하기 좋은 여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챗GPT를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은행이다. 이어 많은 양의 자료 분석이 필요한 증권, 보험 등이 생성형 AI를 실무에서 이용하고 있다.

실무에서 챗GPT를 이용하고 있는 분야로는 ▲챗봇을 통한 고객서비스 ▲복잡한 재무 및 행정업무 효율화 ▲영업 위험을 체크하는 리스크관리 분야 등이 있다. 컴플라이언스를 위한 ▲고객실사(CDD) ▲본인인증(KYC) ▲의심거래탐지 등의 분야도 챗GPT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챗GPT를 가장 잘 적용하고 있는 금융사는 어디일까. 정유신 원장은 ‘모건스탠리’를 꼽았다. 그는 “모건스탠리는 일찌감치 챗GPT 개발 때부터 오픈 AI와 업무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며 “마케팅, 산업분석, 투자전략 등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사내 축적자료를 오픈 AI의 최신버전 GPT4로 처리·분석해 자산운용 어드바이저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차나 계약서 등이 복잡한 보험사도 업무효율화를 위해 생성형 AI 활용에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가 스위스의 ‘쮜리히 보험'이다. ‘쮜리히 보험'은 대화형 AI를 통해 보험청구내용 설명을 포함한 대량의 보험금 청구 데이터로부터 손해요인 등 필요 정보만 뽑아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호주의 '웨스트팩' 은행은 AI 스타트업 카시스토(Kasisto)가 개발한 세계 최초 은행 특화 대화형 챗봇인 'KAI-GPT' 활용하고 있다. 영국 슈로더금융그룹도 대화형 AI를 통해 부정거래심사, 부적절한 투자나 보험권유 등을 찾아내고 있다고 한다.

정유신 원장에 따르면 선진국에선 민간 금융회사 외에 금융당국도 챗GPT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대표적이다. MAS는 '구글 클라우드'와 대화형 AI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다양한 금융감독 분야에서 PoC와 실용 앱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유신 원장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금융권의 AI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원장은 “국내도 은행의 생성 AI활용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며 “KB, 신한, 하나, 우리은행에서는 생성 AI를 내부 자료 및 사무자동화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은행은 일반 AI가 고객대면 등 사업 전반에 폭넓게 도입된 것과는 달리 내부 업무 활용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챗GPT 등 생성 AI 할로씨네이션(환각) 문제, 아직 유동적인 AI 정책 등 때문에 위험 발생시 되돌리기 어려운 대고객업무보다 회사 내부의 사무 및 자료분석의 효율화와 생산성 제고가 현실적이며, 가성비가 좋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이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 증권 등 금융업계 전반에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과 보험업계도 생성형AI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먼저 증권업계는 기업관련 투자정보와 기업 재무정보 분석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이 생성 AI를 통해 고객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보수적인 보험업계도 적극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려 한다. KB라이프생명은 상품 안내 서류·이미지를 자동 생성하고, 보험 설계사의 상담을 돕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금융의 경우 이미 지난해 6월 그룹 내 주요 자회사들이 모두 참여한 생성형 AI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권의 생성형 AI 활용이 많아지는 가운데 정유신 원장은 위험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할로씨네이션 ▲개인정보 또는 비밀정보 유출 가능성 ▲저작권 침해 ▲AI의 무책임성 ▲합성데이터의 문제 등이 대표 위험들이다.

정 원장은 “특히 할로씨네이션은 소비자의 반응이 특히 민감한 금융산업에 있어 주의할 점”이라며 “합성데이터도 엔비디아나 오픈AI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테슬라의 주장대로 자칫 오류의 오류를 확대할 수 있어서 주의를 요하는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정유신 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여러 고민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AI활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태도임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이 금융과 결합되면서 디지털금융(핀테크)가 탄생했듯이 AI, 특히 생성형 AI가 금융과 결합하면 핀테크를 대체할정도로 강력한 AI금융이 강력한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이에 AI를 도입·활용하고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한 논의 사항도 제시했다. 정 원장은 “향후 생성 AI 활용에 있어 보다 구체적으로 ▲업권별로 가장 가성비가 좋은 영역들은 어떤 게 있을지 ▲할로씨네이션 등 문제점을 잡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생성형 AI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인지 ▲금융당국이 취해야 할 정책대응은 어떤 게 필요한지 등을 토의해 봐야한다고 제시했다.

정유신 원장은 “현재 금융당국이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지만, 가상자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투자자보호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다”며 “시장 관행이 정착되기 전에 AI의 적극적 활용을 위한 금융관련 법·제도의 빠른 정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원장은 “현대 AI 경쟁력은 데이터 자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인 만큼, 빅데이터의 구축뿐 아니라 적극적 활용을 위한 방안을 전향적으로 내야 한다”며 “개인정보보 보호를 이유로 빅데이터 활용을 소극화한다면 AI경쟁력은 물론 금융을 포함 전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임을 반드시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디지털화와 생성 AI의 활용으로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그에 따른 해킹, 정보보안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보안과 관련해 산업화 해야할 시점”이라며 “보안기술 육성, 채용 권장을 통한 보안 벤처기업들의 시장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더욱 속도감 있는 행동으로 AI시장의 선점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정유신 원장은 “생성 AI로 인해 AI는 전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세계인이 열광해 문답을 많이할수록 이들 AI들은 더 똑똑해지고 그만큼 금융 활용도 많아질 것이기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선점자 이익(First-Mover Advantage) 전략을 선택함이 바람직하다”고 마무리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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