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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AI, 퇴직연금 시장 넘어 전 운용에 활용될 것” [2024 한국금융미래포럼]

전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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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5-20 00:00 최종수정 : 2024-05-20 10:25

RA, 비대면 활동 증가, MZ세대 투자 확대로 고성장
“국내 시장 발전 위해 규제 예외·면제 특례 적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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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AI, 퇴직연금 시장 넘어 전 운용에 활용될 것” [2024 한국금융미래포럼]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현재 인공지능(AI)의 운용 역량은 인간의 운용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단계에 있지만, 장기적으로 AI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선별하고 분석하는 단계로 갈 것입니다. 어쩌면 모든 운용에 AI가 활용될 수도 있을 겁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 이준용) AI금융공학운용부문 대표 이현경 부사장은 향후 자산운용 시장에서의 AI 전망과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금융신문이 5월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하는 ‘2024 한국금융미래포럼’에서 ‘로보어드바이저(RA)와 퇴직연금 운용 혁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RA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AI가 딥러닝, 머신러닝 등 알고리즘을 이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RA는 고객 진단 알고리즘과 자산 배분·리밸런싱 알고리즘, 주문집행·계좌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중 주문집행·계좌관리는 별도로 분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RA는 기존의 운용 방식에서 개개인의 재무상태와 성향에 맞추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며 “주로 1억 미만의 운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가들이 선호하며 초고액자산가들은 여전히 전담 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RA는 금융 위기였던 지난 2008년 시작됐다. 도입 초창기에는 베터먼트(Betterment), 웰스프론트(Wealthfront) 등 기술력을 보유한 순수 RA 업체들이 주도했으며 그 후 퇴직연금 운용시장으로 영역이 확산했다. 2015년에는 뱅가드, 찰스슈압 등의 금융기관이 자체 RA 개발을 통해 각사가 보유한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험성향 분석, 포트폴리오 구성·제안, 자산 리밸런싱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2017년부터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이 RA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RA 시장 규모는 최근 3개년(2020~2023년) 141%로 증가해 지난해 1조4000억달러(한화 약 1911조원)를 돌파해 향후 2028년에는 2조3000억달러(약 3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채널 활용 증가, MZ세대 고관여 투자 확대 등이 맞물려 성장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RA 시장은 2015년 퇴직연금 시장에 RA가 도입되고 기존 금융사들이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시장에서 퇴직연금 RA 도입 및 기존 금융사 진출은 본격적인 시장 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현재 AI의 운용 역량은 인간의 운용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단계라고 짚었다. 그는 “인공지능 설계 자체에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기업 재무, 시장 정보, 운용경험 등이 데이터화돼 반영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선별하고 분석하는 단계로 갈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AI가 완전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운용 부문에 있어서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운용은 지식 해석과 판단에 기반을 둔 법률이나 의학 영역과는 달리 판단과 예측이 훨씬 중요한 영역이다”며 “무한대의 새로운 경로가 가능하고 매 순간순간이 판단의 영역이며 AI를 포함한 행위자의 투자 행동이 또다시 무한대의 새로운 경로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운용에서의 AI는 제한적인 능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향후 대부분의 운용은 비중의 차이일 뿐, AI와 인간이 결합한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가 있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AI 기술, 바이어스를 가지지 않는 차가운 AI가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어쩌면 모든 운용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며 “AI 위주로 운용할 건지, 그래도 인간의 판단이 많이 작용하는 운용을 할 건지의 판단만 남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의 퇴직연금 RA 도입 배경은 보험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 등이 지난 2018년 미국 RA 시장의 성장 사례 등을 참고해 한국 시장에도 RA를 도입하되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제도가 병행돼야 함을 주장하면서다.

RA를 통한 비대면 투자일임업에 대한 제도개선·완화는 현재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퇴직연금 RA에 대한 준비가 시작됐다.

현재 퇴직연금 테스트베드 운용·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 간 비즈니스 구조도 정립되고 있다.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는 올 하반기 시작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이번 테스트베드에 그동안의 AI와 금융공학 운용 경험·역량을 총합한 운용전략으로 참여하고 있다. 총 14개의 알고리즘으로 ▲자산 배분 ▲인컴 ▲테마 ▲원자재 ▲구조화 전략 등 투자자들의 니즈를 고려해 개발됐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운용이 필요한 연금 자산인 만큼, 오랜 기간 경험과 역량이 축적된 전략 위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에셋운용은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AI 능력은 시장을 예측하고 운용을 잘하는 것보다는 개개인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데 더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며 “초개인화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 중 하나로 퇴직연금은 퇴직연금에 맞게, 자산가에게는 자산가에게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자산 증식에 기여하는 게 미래에셋운용이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퇴직연금 RA 시장 발전을 위해 한국 퇴직연금사업자의 핵심역량을 고려하면서 RA 운용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향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퇴직연금 투자일임 RA 서비스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비즈니스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샌드박스 기간은 짧게, 확정기여형(DC) 제도 도입까지 염두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형 자산운용사의 퇴직연금 RA 비즈니스 진입을 독려하려면 법적으로 모호한 부분에 대해 확실한 유예·완화가 필요하다”며 “혁신금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전자금융업자·망분리 부문에서 규제 예외·면제 등의 특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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