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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대부업 시장 건강한 생태계로 바꾸자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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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4-15 00:00

등록 대부업, 한국형 소액 대부 시장 선례 되어야
우수 업체, 영업 명칭 ‘편의 금융’으로 변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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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과거 담보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자나 저신용자들을 위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던 대부업의 서민금융 기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 때마침 등록 대부업을 이끌 수장도 새롭게 바뀌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새로운 등록 대부업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등록 대부업 탄생 이후 그동안의 과정을 시기별로 간략히 돌이켜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본다.

외환위기 직후 사금융이용자의 고금리 및 불법추심 피해 사례가 심각하였다.

당시 금융감독원 ‘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신고 된 피해 신고자의 월평균 이용 금리를 연평균 금리로 환산하면 226% 수준(2001년 4월 2일~2002년 3월31일)으로 연 100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의 상품까지 등장했고, 폭행·협박 등 불법행위 피해 경험률이 24.8%로 매우 높았다.

이러한 피해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2002년 정부는 대부업법(‘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66%의 금리상한을 설정한 이후 본격적으로 등록 대부업 시대가 열렸다.

2002년부터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까지는 등록 대부업의 성장기라 할 수 있다. 2005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면적인 대부업 개정 이후 실질적으로 등록 대부업이 빠르게 확장되고, 그 이용 범위도 사회 일반 층으로 빠르게 확대하였다.

경기 양극화와 제도권 금융기관의 서민금융 소외로 자연스럽게 대부업이 성장하면서 등록 대부업체 수는 2008년 3월 1만7713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는 2016년까지는 등록 대부업이 대형화·제도권화 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춘 시기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진행되면서 등록 대부업의 대출 잔액 및 거래자 수 모두 빠르게 증가했다. 경기 악화로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어려운 서민들의 차입이 늘어난 측면도 있으나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이들의 대출수요가 충족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2010년부터 연이은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중소형업체의 경영 여건 악화 등으로 이들의 퇴출이 본격화되고, 대신 대부업의 대형화 추세가 뚜렷하게 진행되었다.

2007년 10월 49%의 등록 대부업체에 대한 법정 최고금리가 2010년 7월 44%, 2011년 6월 39%, 2014년 4월 34.9% 등 연달아 하락하였다. 대부업체가 대형화되자 2014년 들어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변화도 일어났다.

한편 금융당국은 2013년 대부업법을 다시 개정하면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였다. 2016년 중앙정부(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등록과 감독을 요하는 자산 규모 100억 이상 법인업체와 2개 이상 시도에서 영업하는 대부업자에 대해 자본금 요건을 도입하고, 모든 대부업체에 대해 고정사업장 요건을 충족하도록 의무화하였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또다시 연이은 큰 폭의 최고금리 인하 속에서 등록 대부업은 커다란 시련기를 맞고 있다.

국내 최고금리는 2016년 경기침체에 따라 최고금리를 더욱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27.9%, 2018년 24.0%, 2021년 7월 20.0% 등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고금리 인하되었지만 코로나 이후 금리 상승기에 대부업체들의 조달 비용의 상승으로 대부업체들의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현재의 최고 대출금리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여 시장에서 퇴출하거나,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 대부업조차도 소외된 사람은 버티는 데까지 버티다가 결국 불법사금융으로 가는 사례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작금의 등록 대부업 시련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인 최고금리제도의 도입도 시급하고, 은행차입, 공모사채 발행, 자산유동화 등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어 금융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시급한 것은 금융당국과 등록 대부업이 주도되어 심각한 금융 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한국형 소액 대부 시장의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원래 저소득 가구 대출의 경우 일정한 소비에 비해 소득이 불규칙적이고, 대출 상환 실적이 들쑥날쑥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소액 대부는 그들의 소득-소비 미스매치로 나타나는 일시적인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제고시킨다. 대부업 이자율이 다소 높다는 것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 할지라도 소액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우리가 금리 수준 자체에 얽매이기보다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금융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대신 이들의 출구 전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등록 대부업을 마냥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건전한 단기 소액 대부업의 긍정적 기능도 인정하여 관리와 개선을 통해 육성이 절실하다. 금융위기 전후 저축은행 등 소위 전통적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이 못한 역할을 등록 대부업이 대신하였다.

한국형 소액 대부금융 기관으로의 육성을 위해서는 현행 대부업의 명칭 변경도 필요하다. 불법사금융업자의 불법행위가 등록 ‘대부업자’의 불법행위로 오인되어 전체 대부업 이미지가 하락하고, 금융소비자 또한 불법사금융업자를 등록 대부업자로 오인하여 피해를 보는 사례 빈번하다.

우리가 마트보다 약간 더 비싸지만, 아무런 불평 없이 주위 편의점을 이용하듯이 일반 제도권 금융기관보다는 금리가 약간 더 높지만 언제든지 가깝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최소한 우수대부업체의 영업 명칭만이라도 ‘편의 금융’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업체들도 스스로 투명성을 높이고, 심사 능력을 제고하고, 비용 절감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협회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높이고, 대형금융기관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시급히 시장의 신뢰성 회복해야 한다.

고객의 신용정보 축적, 고객 세분화 등을 이용한 과학적인 신용평가 능력을 제고하여 연체율 감소에 노력하는 한편, 위험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가격정책을 바탕으로 무조건 저신용자에 대한 기피 전략을 지양해야 한다. 즉, 이들의 신용위험이 큰 것은 사실이나, 그 위험을 신용평가 방식의 개선과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별화로 돌파하여야 할 것이다.

[박덕배금융의 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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