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11개 해외법인의 합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2279억원으로 4대 은행 기준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2883억원) 순이익과 비교하면 20.9% 뒷걸음질쳤다.
글로벌 수익 기준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10개 법인에서 전년(4269억원) 대비 13% 늘어난 48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전년(71억원)의 16배에 달하는 112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실적 부진은 주요 동남아 법인 순이익이 큰 폭 줄어든 영향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순이익은 602억원, 베트남우리은행은 596억원으로 각각 11.9%, 5.6% 감소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57.9% 줄어든 252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우리아메리카은행, 중국우리은행의 순이익도 5~10% 수준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조병규 행장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해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그룹 수장을 교체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신임 글로벌그룹장에 류형진 부행장을 선임했다. 기존 글로벌그룹장이었던 윤석모 부행장은 HR그룹으로 이동했다.
1966년생인 류 그룹장은 1992년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해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재무기획팀 과장으로 재직하다 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류 그룹장은 전략기획부 차장을 거쳐 2011년 우리아메리카은행에서 부부장으로 일하며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언주역지점장, 광희동지점장, 무역센터금융센터장 , 가산IT영업그룹본부장, 인천부천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영업 현장에서도 뛰었다. 2019년에는 외환업무센터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외환그룹 부행장에 올라 외환 분야 전문성도 익혔다.
류 그룹장은 동남아 3대 법인을 중심으로 우리은행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이익 비중을 2030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우리은행 글로벌 이익 비중은 12%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동남아 3대 법인에 약 5억 달러의 증자를 추진한다. 증자 규모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2억달러, 캄보디아에 1억달러 수준이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베트남 법인을 외국계 리딩뱅크으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한국계 1위에서 현지 ‘톱10 은행’으로, 캄보디아 법인을 현지 ‘톱5 은행’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