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래 명예회장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일본 와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나가 일리노아대 화학공학과 석사를 마쳤다. 이후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박사 과정을 준비했다. 조 명예회장의 부친은 조홍제 회장이다. 이병철닫기

그러다가 1966년 사업을 도우라는 아버지 조홍제 회장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경영인의 삶을 살았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아버지에게 "앞으로 석유화학 산업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제안하고, 직접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조 명예회장은 공학도답게 기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는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기술 중시 경영 때문이다.
조 명예회장이 발굴하고 키운 사업은 효성그룹의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1980년대 조 명예회장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폴리프로필렌(PP)에 도전했다. 당시 PP 원료인 나프타는 기존 업체들이 선점한 상황이었으나, 조 명예회장은 수소문 끝에 미국에서 찾은 PP 신공법인 탈수소공법을 적용해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도 조 명예회장이 직접 연구개발하라고 지시해, 1990년초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스판덱스는 현재 효성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제품이다.
2011년에는 산업계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기술 개발에도 성공한다.
조 명예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해 체결까지 공헌했다. 한미재계협회장, 한일경제인협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현국경제인연합) 등도 역임했다.
그는 2010년 담낭암 판정을 받고 2014년 전립선암도 발병하는 등 건강상 문제로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룹 경영은 장남 조현준닫기

류진 한경협 회장은 "시대를 앞서가신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서 기업은 술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원천기술 개발에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스판덱스 등 첨단 섬유의 원천기술 확보와 미래 산업의 쌀이라는 탄소섬유의 독자개발을 통해 기술 한국의 면모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