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 가운데)이 21일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저축은행 결산 결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오화경닫기오화경기사 모아보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어제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저축은행 결산 결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업권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5559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이후 8년간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자비용 증가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오 회장은 “작년에 손익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이자 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난 것”이라며 “이 두 부문만 합쳐도 3조 7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증가하는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라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2조4000억원이 증가한 데 반해, 이자수익은 1조1000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2022년 2조6000억원에서 2023년 3조9000억원으로 1조 넘게 증가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충당금 전입액이 급등한 건 연체율이 높아진 영향이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권 연체율은 6.55%로 전년 동기(3.41%) 보다 3.14%p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5.01%로 전년 동기 대비 0.27%p 소폭 오른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5.12%p 오른 8.02%를 나타내며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연체율이 오른건 시장 경기 침체 때문이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이 경기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인 서민하고 중소상공인을 주 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여신 자산이 축소된 것도 연체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견을 더했다. 그는 “연체율이 오르는건 연체 자산이 늘어난 것 외에도 연체율 계산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여신 전체 자산이 줄어들며 연체율이 더 많이 올라가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가 여러 가지를 볼 때 크게 걱정할 정도의 연체율은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며 “저축은행 사태가 한참 일어나고 있을 때 연체율이 25%까지 올라갔었고 평상시에도 두 자릿수 정도의 연체율을 유지하는 경우도 상당 부분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영안정성 지표는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4.35%로 전년 동기 보다 1.2%p 상승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많이 쌓은 덕분에 법정 기준 BIS비율(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 대비 2배 수준을 유지했다.
자기자본도 과거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구조조정 이후로 3배 증가했다. 유동성비율은 192.07%,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3.89%를 나타나며 법정기준 100%보다 각각 92.07%p, 13.89%p 초과한 상태를 보였다. 모든 저축은행들이 법정기준을 충분히 초과해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오 회장은 올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해 단기간의 극복은 어렵지만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저축은행 사업이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있는 부분이 많아서 금방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금년도 미국이나 한국의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 시장 전체 환경을 조성하는데 저축은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건전성 부문도 당국과 소통해 안정화 펀드 등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런 것들이 모두 된다면 2024년도는 통계로 볼때 상황이 더 나빠질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