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사진 = 한화오션.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방산을 담당하는 특수선 사업부문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전년대비 96% 증가한 2조755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통적인 주력부문이었던 상선부문의 신규수주액은 2조7840억원으로 전년대비 78%감소했다. 두 부문 수주액 차이는 282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방산 관련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1%에 그쳤다. 2017년 19%, 2019년 43%, 2020년 9%, 2021년 25%, 2022년 10% 등이다. 지난해에는 방산 비중이 49%를 넘어섰다.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7조2916억원에 이른다.
반면 상선부문 수주잔고는 18조3683억원으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21조4173억원) 대비 줄었다.
지난해 매출에서도 특수선 부문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수선 부문 매출액은 1조8605억원으로 전년 대비(7056억원) 164% 증가했다. 상선 부문은 5조8180억원으로 38% 늘었다.
이는 한화오션은 상선 부문에서는 선별수주 전략으로 수주에 신중을 기하는 반면, 방산 분야 수주에는 한화그룹의 지원 아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 한화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한화오션 부스를 찾아 “한화오션이 합류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 함께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답게 정도 경영을 펼치며 세계 시장에서 더 확고한 경쟁력을 갖춰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인수와 동시에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수혈했다. 이후 1조49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가로 진행하고 대금 가운데 상당 부문을 방산 부문에 투자했다. 자금유입으로 한화오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542%에 지난해 말 223%로 떨어졌다.
한화오션의 방산 집중 행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건조 슬롯(건조공간)에 여유가 있어 수주 규모보단 수익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오션이 선별 수주 전략을 수립하며 구조적인 이익 개선은 기대되지만, 전략 수립 과정에서 지연된 수주로 인해 2024~25년 매출 성장률에 일부 지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