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김유진 대표. /사진=한샘
한샘은 지난해 매출 1조9669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샘은 앞서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한샘 적자는 2002년 상장 후 20년 만이다.
한샘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1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구원투수로 등판한 2분기부터 달라졌다. 2분기 12억원 흑자가 나더니 3분기 49억원, 4분기 115억원 등 오름세를 이어갔다.
1981년생 김유진 대표는 한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 첫 여성 부사장이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서울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쳐 지난 2009년 IMM PE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를 지난 2020년 KG그룹에 성공적으로 매각한데 이어 이듬해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용사 에이블씨엔씨 대표를 맡아 224억원 적자 기업을 단숨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한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한샘은 부동산 불황 직격탄을 맞아 수백억원대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사업구조를 과감하게 개편했다.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 ▲저수익 사업 재편 ▲맹목적 매출 성장 지양 ▲컨설팅 비용·판관비 감축 ▲공급망(SCM) 혁신·원가 효율 개선 등 경영 철칙을 세워나갔다.
중복 상권에 대한 매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수도권 물류센터를 재배치하는 등 물류, 원자재 공급망을 효율화했다. 중국 내수 시장 불황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것도 한샘의 실적 개선에 기인했다.
특히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서 상무 이상 고위급 임원을 단 한 명도 승진시키지 않는 등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하지만 필요한 인재 확보에는 적극 나섰다. 최근 일본 유니클로 출신 김재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직접 영입했다. 한샘의 고수익 상품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키운다는 포석이다.
김 대표는 올해에도 수익 개선과 핵심 상품 경쟁력 강화에 올인하고 있다. 리하우스는 부엌, 욕실, 수납 등 리모델링 시장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핵심 상품을 공략한다. 홈퍼니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 매출로 끌어올린다.
그는 32년 만에 한샘 BI(Brand Identity) 디자인을 개편하는 등 리브랜딩도 적극적이다. 이는 한샘리하우스, 한샘홈퍼니싱, 한샘서비스 등 전 브랜드와 계열사에 적용된다. 새 BI로 한샘을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하고, 현대적인 기업 이미지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신년사에서 “높은 할인율과 과도한 마케팅 등 일시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많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은 없다”면서 “올해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