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대표 허민회)가 코로나 4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국내보다는 중국, 튀르키예 등 해외 매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사진=손원태기자
CJ CGV는 지난해 매출이 연결 기준 1조5458억원, 영업이익이 491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CJ CGV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글로벌 영화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당사 관람객이 전년보다 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1% 오르는 등 연간 영업이익도 1259억원 개선했다. 4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CJ CGV는 앞서 코로나 3년간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9년 매출 1조9422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에서 코로나 기간 ▲2020년 매출 5834억원, 영업이익 –3887억원 ▲2021년 매출 7363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 ▲2022년 매출 1조2813억원, 영업이익 –768억원으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 기간 CJ CGV의 부채비율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20년 1412.7%에서 ▲2021년 1156.4% ▲2022년 816.2% ▲2023년 3분기 말 529.0%를 나타냈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이상 넘어가면 위험 단계로 해석된다.
CJ CGV(대표 허민회)가 코로나 4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국내보다는 중국, 튀르키예 등 해외 매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사진=CJ CGV IR자료
우리나라 극장 산업은 현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난립 속 개봉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여기에 코로나 기간 다수의 영화 제작사들의 투자가 무산돼 영화 산업 전체로의 위기로도 확산했다. 극장에서 철 지난 영화가 재개봉하는 것도 비슷한 선상이다.
실제로 CJ CGV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국내 관객 수가 55%, 매출이 66%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해외에 법인을 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미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우선 중국은 CJ CGV의 한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이다. CJ CGV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매출이 76.9% 오른 3090억원을 보였다. 이에 CJ CGV는 2019년 중국 매출의 86%를 확보하기도 했다. 특히 2022년 중국에서만 72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는데, 지난해 5억원 흑자 전환했다. CJ CGV는 중국 내 수익이 저조한 극장을 정리하거나 임차 구조를 변경하는 등 고육책에 나섰다. CJ CGV는 현재 중국에서만 1001개의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CJ CGV는 지난해 매출이 23.3% 오른 1849억원을 기록했다. CJ CGV는 베트남에서만 477개의 스크린을 갖고 있으며, 현지 극장 점유율 1위(49%) 기업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보이면서 2019년 매출의 88%까지 끌어올렸다. 베트남 현지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에서는 매출이 전년보다 0.2% 성장한 927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방어했다. 2019년 대비 매출은 74% 회복했다. 미국의 경우 2019년 매출의 79%를 달성했다.
CJ CGV는 “해외 현지 콘텐츠들이 흥행하면서 극장이 활기를 되찾는 등 전체 관객 수를 끌어올렸다”라며 “국내에서는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등 기대작들이 1000만 관객을 넘기면서 전년보다 매출이 9% 오르는 등 완만하게 성장했다”라고 했다.
CJ CGV(대표 허민회)가 코로나 4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국내보다는 중국, 튀르키예 등 해외 매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사진=CJ CGV
그럼에도, CJ CGV는 높은 부채비율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부채비율을 서서히 줄여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500%가 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CJ CGV의 부채총계는 3조2084억원이다. 이에 CJ CGV는 수익성이 저조한 해외 법인을 정리하거나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물을 매입하는 등 자구책을 쏟아냈다.
CJ CGV는 “지난해 미얀마 내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과감히 현지 법인을 정리했다”라며 “국내의 경우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강릉점, 계양점, 김해점 등 11곳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수익성이 저조하거나 미진한 곳을 과감하게 정리해 경영 효율화에 노력하겠다”라며 “유명 가수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등 CGV로 와야만 볼 수 있는 단독 콘텐츠나 4DPLEX의 특별관, 기술관 콘텐츠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