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조합 측에 애초 2조6000억원이던 공사비를 4조원으로 늘려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반포주공 1단지는 서울의 대표 재건축 사업장 중 하나로,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공문에는 기존 46개 동, 5440가구에서 50개 동, 5002가구로 공사를 변경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반포주공1단지는 2017년 현대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하고 2022년 1월 주민 이주가 끝났지만, 조합 내홍·공사비 문제 등으로 아직 착공을 진행하지 못했다.
코로나 기간 외국인 근로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설 인건비가 치솟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시멘트·철근 같은 주요 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현재 책정된 비용으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시멘트값의 경우에도 1톤당 작년 11월 기준 평균 11만10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1월 시멘트 1톤당 가격이 10만54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5.3% 상승했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 철근 원재료인 고철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내 중량A 평균 철 스크랩 가격은 톤당 42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2만8000원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건설사 입장에선 공사비를 증액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공사비 증액을 두고 시공사와 조합 갈등이 심해지면서 공사 중단·착공 지연 등으로 번지고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 공사 중단이 되면 추가 공사비가 늘어날수도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도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조합·시공사 갈등이 다른 사업지로도 번지게 될 것”이라며 “대출 금리·자잿값·인건비 등 상승으로, 기본적인 공사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만큼, 분양가도 당연히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