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백복인 사장. /사진=KT&G
8일 KT&G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5조8514억원)보다 0.4% 소폭 올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1679억원으로, 전년(1조2676억원) 대비 7.9%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궐련사업의 경우 국내외 모두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KT&G 3대 핵심사업인 NGP(전자담배)와 건강기능식품에서 전년과는 다르게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KT&G는 국내 궐련사업에서 NGP 전환에도 불구 신제품 확대로 매출이 전년(1조6593억원) 대비 1.1% 오른 1조6779억원을 냈다. KT&G의 국내 궐련 시장점유율도 2021년 64.6%에서 지난해 66.0%로 반등했다. 그럼에도, 국내 궐련 총수요와 KT&G 궐련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인다. 2021년 기준 국내 궐련 총수요는 635만6000만 개였으나 지난해 616억2000만 개로 줄어들었다. 동 기간 KT&G 국내 궐련 판매량도 410억5000만 개에서 406억6000만 개로 위축됐다. 반면 KT&G 해외 궐련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작년 매출이 1조1394억원으로, 전년(1조101억원) 대비 12.8%나 성장한 것이다. 해외 궐련 판매량도 2021년 388억4000만 개에서 지난해 531억5000만 개로 2년 새 36.8%나 뛰었다. KT&G는 해외 궐련사업에서 판매량 확대와 주요 권역에서 담뱃값 인상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NGP 사업에서 KT&G는 국내 매출은 선방했지만, 해외 매출이 발목을 잡았다. 국내 매출에서 전년(4659억원) 대비 11.5%나 오른 519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외 매출에서 전년(4104억원)보다 36.6%나 떨어진 260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에 KT&G의 전체 NGP 매출도 전년 대비 11.1% 감소한 7794억원으로, 역성장을 그렸다. KT&G는 앞서 지난해 초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해외시장 1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31개 국에 NGP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NGP 시장에서 80% 가까이를 차지한다. KT&G는 지난해 해외 실적에서 부진한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전년 NGP 디바이스를 선제적으로 공급해서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통상 디바이스는 1년 정도 쓰는데, 이로 인해 기기 수요가 감소해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KT&G NGP 스틱 판매량을 보면 해외는 82억4000만 개가 팔렸지만, 국내는 57억1000만 개였다. 그만큼 NGP 사업에서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을 압도한다는 반증이다.
KGC인삼공사가 주축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외 소비 침체 현상으로 건기식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다. KT&G의 지난해 건기식 매출은 1조3938억원으로, 전년(1조3890억원)과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 1164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878억원)보다 32.6%나 오르는 등 크게 뛰었다. 특히 해외에서 중국 광군절, 미국 추수감사절 등 프로모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3373억원을 기록해 전년(2850억원) 대비 18.4%나 성장했다.
KT&G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자료. /사진=KT&G
이런 중차대한 속 KT&G는 오는 3월 신임 사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KT&G 지배구조위원회(이하 지구위)는 지난달 31일 사외 후보자 4명과 사내 후보자 4명, 총 8명을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1차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이달 중순에는 후보자를 3~4명 내외 압축, 2차 숏리스트를 공개한다. 이후에는 집중적인 대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이달 하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KT&G 후임 사장이 올해 매출 6조 시대를 열고, 2027년 연매출 10조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