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새로’ 쌍끌이 효과에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가 지난 한 해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설탕을 쏙 뺀 탄산음료를 출시하거나 과당을 대신한 증류주를 내놓는 등 칼로리를 획기적으로 낮춰 '제로' 트렌드를 주도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사상 첫 연매출 3조를 달성한 비결이다. /사진=롯데칠성음료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2조81417억원) 대비 13.5% 오른 3조224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매출은 9174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7.3%나 급등했다. 롯데칠성음료의 ‘3조 클럽’ 입성은 국내 음료기업으로 최초다. 또한, 2011년 연매출 2조를 달성한 후 12년 만에 일군 쾌거이기도 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같은 성과에 제로와 새로, 필리핀펩시 등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4분기 실적. /사진=롯데칠성음료 IR자료
롯데칠성음료는 주류에서도 새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새로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롯데칠성음료가 2022년 9월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내놓은 증류주다. 과당 대신 감미료를 넣어 증류주 시장에서도 ‘제로 슈거’ 열풍을 낳았다.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 병을 판매했으며, 미국과 중국 등 해외로도 시장을 넓혔다. 특히 작년에는 새로 단일 매출이 1256억원을 넘어서며, 메가 브랜드로 부상했다. 새로는 롯데칠성음료 소주 매출도 끌어올렸다. 소주 부문 매출은 3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나 뛰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 소주 점유율은 2022년 16.6%에서 지난해 20.7%로 껑충 뛰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새로’ 목표액은 1600억원이다. 동시에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처음처럼’도 1분기 내 디자인 리뉴얼에 나선다. 증류주 외 작년 하반기 선보인 맥주 ‘크러시’ 캔형 제품도 가정시장으로 보급한다. 청하에다 와인, 탄산을 배합한 ‘별빛청하’도 신제품 ‘로제 청하 스파클링’과 함께 MZ세대를 집중 공략한다. 100% 스카치 위스키로 만든 ‘위스키 하이볼’도 론칭할 예정이다.
필리핀펩시 산토토마스 공장. /사진=롯데칠성음료
하지만, 대내외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맞물린 인플레이션은 급선무로 다가온다. 롯데칠성음료의 외형 성장과는 별개로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영업이익은 전년(2229억원) 대비 5.5% 떨어진 2107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음료, 주류사업 모두 2.3%, 9.0%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특히 주류사업의 경우 맥주 원재료인 맥아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떨어뜨렸다. 여기에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송년회나 회식이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는 대표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 맥주 '크러시' 영업 및 마케팅 강화, 글로벌 시장 공략 등으로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