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대표 차우철)가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전주비빔 라이스버거’를 재출시했다. 이 제품은 앞서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한정 판매됐는데, 당시 150만 개 전량 소진됐다. 이에 롯데리아는 2016년(‘야채라이스 불고기버거’)에 이어 7년 만에 이 라이스버거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손원태기자
롯데GRS(대표 차우철)가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전주비빔 라이스버거’를 재출시했다. 이 제품은 앞서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한정 판매됐는데, 당시 150만 개 전량 소진됐다. 이에 롯데리아는 2016년(‘야채라이스 불고기버거’)에 이어 7년 만에 이 라이스버거를 정식 출시했다. 특히 라이스 번을 과거보다 늘려 전체 중량을 160g(572kcal)으로 만들었다. 반숙 계란과 소고기 패티, 양상추가 어우러져 실제 비빔밥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고추장 소스까지 버무려 한국인이 좋아하는 토종의 맛을 냈다. 가격 또한 단품 6900원으로 부담되지 않는다. 롯데리아에 따르면 이 라이스 번은 전국에서 딱 한 곳만이 제조한다.
실제 먹어보니 알싸한 고추장 맛이 혀 끝에서 감돌았다. 밥알도 제법 잘 뭉쳐져 한입에 베어 먹기 좋았다. 양상추와 계란, 쇠고기 등 패티는 햄버거로 비빔밥을 먹는듯한 기시감도 주었다. 단순히 전주비빔 삼각김밥 맛이 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곱씹을수록 쇠고기 패티와 양상추가 햄버거의 느낌을 주었다. 특히 밥으로 번을 만든 만큼 포만감도 극에 달했다. 사이드 메뉴 없이 햄버거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사이즈도 제법 두꺼워 한 손에 잡기 힘들 정도였다. 다만, 베어 먹을수록 번이 헝클어져 숟가락을 찾아야 했다.
강남 일대에서 미국 햄버거 브랜드들이 격전을 펼치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온고지신으로 옛 라이스버거를 꺼내 들었다. 롯데리아는 왜 ‘라이스버거’를 히든카드로 내밀었을까.
롯데리아는 1999년 한국형 햄버거인 라이스버거를 국내 최초 선보였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봉구스밥버거(2009년)보다도 원조 격이다. 당시 롯데리아는 햄버거는 빵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번을 쌀로 만들었다. “햄버거는 간식이다”, “햄버거는 밥이 아니다” 등의 인식마저 타파했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기성세대에게도 안성맞춤이었다. 당시 라이스버거는 불고기 패티와 양상추 등 중량만 140g이었다. 밥 한 공기보다 칼로리가 높아 한 끼 식사 대용이었다.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가 판매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자도 어릴 적 라이스버거를 먹기 위해 긴 대기 줄에 섰던 기억이 있다.
롯데리아 라이스버거 과거 CF 한 장면
그러다 지난해 말 롯데리아가 실시한 ‘올해의 버거’ 투표에서 라이스버거는 소비자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올해 출시된 롯데리아 신메뉴 중 다시 먹고 싶은 올해의 버거로 ‘전주비빔 라이스버거’가 35%로 1위에 오른 것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2월 공개한 '전주비빔 라이스버거' 그대로 정식 출시했다. 라이스버거로는 2016년 ‘야채라이스 불고기버거’에 이은 7년 만의 고정 메뉴다.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현재까지 한 달여 만에 약 80만개나 판매됐다.
롯데리아는 해외에서도 K햄버거를 알렸다. 지난해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외식산업 박람회인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 이하 NRA쇼)에 참가해 라이스버거를 소개했다. 당시 롯데리아 부스에는 약 2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으며, ‘전주비빔 라이스버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롯데리아는 라이스버거 외에도 왕돈까스를 패티로 넣은 ‘K왕돈까스버거’ 정식 출시도 저울 중이다.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돈까스를 햄버거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입소문을 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 /사진=손원태기자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