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765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순이익(3조1417억원)과 비교하면 12% 줄어든 수준으로, 3조원대 순이익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4대 금융그룹 중에서는 4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순이익으로 3조4516억원을 기록한 하나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순이익 격차는 6864억원 수준으로 벌어진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은 작년 연말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023년은 기업문화 혁신, 기업금융 명가 부활, 상생금융 실천 등 변화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지만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지난해 역성장은 비이자이익 감소와 충당금 적립, 상생금융 비용 인식 등의 영향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지난해 2분기 부진과 4분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 상생금융 비용 등으로 전년 대비 감익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4383억원으로 1년 전(2조6617억원)보다 8.4% 줄었다.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 자산 성장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4.0%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1.8% 감소한 8978억원에 그쳤다.
외환·파생이익이 305억원으로 53.2% 급감했고 기타이익은 9020억원 손실에서 1조680억원 손실로 적자 폭을 키웠다.
계열사별 실적은 은행 순이익(2조289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고, 카드(1174억원), 캐피탈(1091억원)의 순이익도 각각 34.1%, 34.8% 감소했다.
그룹 대손비용은 3분기 누적 1조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불었다.
지난해 4분기도 추가 충당금 적립과 상생금융 비용 인식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18개 은행이 발표한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에 따라 우리은행은 2758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부도시손실률(LGD) 조정 등 추가 충당금 적립, 상생금융 비용 인식 등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상생금융 비용은 4분기 실적에 약 60% 정도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도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준섭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4분기 실적은 NIM이 전분기보다 7bp(1bp=0.01%포인트) 하락하는 데다 상생금융과 담보 LGD, 비은행 관련 보수적 충당금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생금융, 태영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LGD 변경 등 약 3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을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마진은 7bp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와 외화환산이익 발생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및 카드, 캐피탈에서 전반적으로 수수료수익의 소폭 감소를 예상하나 시장 금리와 환율하락에 따른 유가증권관련이익 증가 및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고 해 외부동산 관련 손상차손도 크지 않아 비이자이익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화환산익이 426억원 발생하면서 상생금융 관련 비용 부담이 일부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