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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험한 환골탈태의 길…정부 수사망 옥죄자 카카오 ‘집안 단속’ 나섰다

이주은 기자

nbjesus@

기사입력 : 2024-01-30 15:17

SM엔터 회계 감사…C레벨급 대상 PC 포렌식
본사와 상의 없이 적자 엔터사 고가 인수 의혹
검찰, 금감원서 카카오엔터·모빌리티 수사 중
3월 정신아 대표 내정자 임기 시작…쇄신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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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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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업계를 들썩이게 했던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가 곧 일 년을 맞는다. 하이브와 불꽃 튀는 경쟁으로 얻은 SM엔터이건만 카카오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초래한 주인공이 됐다.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 논란에 주요 경영진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면서다. 정부가 나날이 수사망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카카오 역시 강도 높은 내부 단속에 나섰다. 특히 SM엔터까지 통제의 칼날이 겨누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의 요구로 외부 로펌을 통해 SM엔터에 대한 회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감사위원회는 카카오의 SM엔터 경영권 인수가 이뤄진 후 SM엔터가 본사와 사전 상의 없이 투자를 진행한 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투자가 적절했는지 이와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SM엔터 내부 임원 PC의 포렌식(디지털조사)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의 요구로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 상의 없이 투자한 건의 적정성을 검토 중”이라며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작성과 검토 차원에서 SM엔터에 대한 재무제표 감사가 이뤄진 것이고 회사 소유 업무용 PC에 한해 동의한 인원과 사항에 대해서만 자료 확인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포렌식 대상에는 장철혁 SM엔터 대표, 이성수 최고A&R책임자(CAO),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준형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등 C레벨급 임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SM엔터는 ‘텐엑스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 부문을 22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텐엑스엔터테인먼트는 적자 8억원을 기록하고 있었고,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312만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재무 구조를 보유한 회사를 22억원에 인수한 것을 두고 감사위는 SM엔터 경영진이 사적 친분을 가지고 회사를 고가에 인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카카오지만, 자회사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포렌식을 진행한 건 드문 일이다. 특히 이번 건은 검찰이 조사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과 흡사한 만큼 더욱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이라는 후문이다. 현재 검찰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이 공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판단,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또, 회계 감사는 카카오가 최근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부터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를 분식회계 의혹으로 감리 중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개인·법인 택시가 운임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내는 ‘가맹 계약’과, 회사가 운임의 15~17%를 택시에 돌려주는 ‘업무 제휴 계약’으로 이뤄진 이중구조 계약 방식이 분식회계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감사를 진행했던 회계법인들은 답변을 마친 후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카카오가 SM엔터를 되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전일 카카오가 엔씨소프트에 SM엔터를 매각 의사를 물밑에서 타진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자 카카오는 즉시 해명 공시를 통해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최근 카카오는 오는 3월 정신아닫기정신아기사 모아보기 신임 대표 내정자의 임기 시작을 앞두고 내외부로 쇄신의 고삐를 쥐고 있다. 그룹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는 얼마 전 황태선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총괄대표로 선임하고 내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도 준법 시스템 현황을 점검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얼마 전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 공동대표의 교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핵심 계열사 대표들의 경질 여부도 관심이다. 조계현닫기조계현기사 모아보기 카카오게임즈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등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주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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