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기영 중구의회의장이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사진제공=중구의회
이미지 확대보기앞서 중구청은 12월28일 2024년도 새해예산안 의결에 대해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임시회는 새해예산안 의결 재의요구에 대해 이정미 의원 외 4인이 지난 10일,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개회했다.
본회의에서는 4개의 재의요구의 건이 모두 상정돼 무기명 표결 처리됐다. ▲서울시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 재의의 건 ▲서울시 중구의회 기본조례안 재의의 건 ▲서울시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 재의의 건은 표결 결과, 재적의원 9명 출석의원 9명 중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과반수를 득하지 못해 부결됐다.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 재의의 건이 부결됐으나 지난해 11월3일, 구청의 재의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현재 감사원에 ‘중구시설관리공단의 방만한 운영 등 의혹사항’건으로 공익감사가 청구된 상태이다.
2024년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은 국민의힘 의원 4명이 퇴장하면서 출석의원 5명 중 찬성 5명으로 과반수를 얻어 가결됐다. 재의요구가 가결됨에 따라 2023년 12월12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최종 예산안으로 다시 확정된 셈이다.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 표결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구청에서 재의요구가 의제가 되기 전에 재의요구를 철회했으므로 무효인 안건임에 따라 재의 요구에 대한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표결 전 퇴장했다.
(좌측부터) 중구의회 조미정, 이정미, 송재천, 소재권, 윤판오 의원
이미지 확대보기이정미 의원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여야 할 구정설명회에서 한 고위 간부가 의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동을 저질렀다”며 구청의 편가르기 행태와 의회 경시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송재천 의원은 “무분별하게 재의요구가 이어지더니 결국 사업예산안 재의요구 철회라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졌다”며 “의회와 협치하려는 노력은 없고 언론플레이와 신중하지 못한 행정처리로 행정의 미숙함만 드러난 셈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소재권 의원은 “2024년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은 의사일정 등이 결정되기 전 12일 구청에서 철회 요구한 안건이다. 따라서 의제로 볼 수가 없으며 이미 철회되어 없어진 의안을 의제로 상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이는 갑진년 새해에도 예산을 볼모로 구청과 힘겨루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윤판오 의원은 “구청장과 국장, 과장 앞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싶었는데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이 주민 예산을 증액한 것을 구청장은 부동의 했으면서 의회가 주민 예산을 모조리 삭감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무엇보다도 제출한 예산안 그대로 의회가 의결해주길 바란다면 의회와 의원이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건지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임시회에서는 재의요구한 4건의 안건을 비롯해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1·12지구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위한 의견청취안 ▲관계공무원 출석 요구의 건 등 총 9건의 안건이 모두 처리되었다.
길기영 의장은 폐회사를 통해 “의회와의 모든 관계와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만 해결하려는 구청의 현재의 모습은 12만 중구민과 1200명의 공무원에게 지속적인 피로감을 높여 결국 오롯이 그 결과가 모두에게 돌아오게 하고 있다”며 “대립하고 갈등하더라도 만나서 타협하는 민주주의의 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