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지난 10일 CJ 올리브영 본사를 찾았다. /사진=CJ 올리브영
1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계열사인 CJ 올리브영 본사를, 12일에는 CJ 대한통운 본사를 각각 찾았다. 이 회장은 경영 활동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총수로 꼽힌다. 실제로 그가 자사 계열사를 현장 방문한 것은 5년 만이다.
이 회장은 우선 CJ 올리브영을 찾아 이선정닫기이선정기사 모아보기 대표와 주요 경영진 10여 명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지주사인 김홍기 CJ 주식회사 대표 등도 동행했다.
특히 이 회장은 “올리브영은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온리원(ONLY ONE) 성과를 만든 사례”라며 “코로나 시기 O2O(Online to Offline) 역량 강화와 엔데믹 오프라인 시장 재확대에 따른 성공적 대비 등 미래 위기를 대응했다”라고 격려했다.
그는 “단순히 (올리브영의)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며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해 달라”라고 힘줘 말했다.
이 회장의 말처럼 올리브영은 작년 한 해 다사다난했다. 대표적으로 납품업체를 상대로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경쟁사인 ‘랄라블라’나 ‘롭스’ 등과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한 점이 골자였다. 여기에 판촉 행사를 위해 저렴하게 납품 받은 상품을 행사가 끝난 뒤에 정상가로 판매했지만, 이에 대한 차액을 업체에 돌려주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올리브영은 당초 수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10억원대로 부과받았다. 공정위가 올리브영을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인정하지 않아서다. 채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장품 시장도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이 공정위를 끝내 설득하면서 IPO(기업 공개) 추진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CJ 올리브영(대표 이선정)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7971억원으로, 올해 ‘3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영업이익도 27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80%나 신장했다. /사진=CJ 올리브영
이 회장은 이틀 뒤에도 CJ 대한통운 본사를 찾았다. 여기서도 이 회장은 임직원을 격려하고, 성과에 안주하지 않으며 글로벌 물류 톱10에 진입하자고 전의를 다졌다. 또한, ‘온리원’ 정신으로, 초격차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걸자고 다독였다. 그는 올리브영처럼 최대 성과를 낸 대한통운을 콕 집어 방문했다. 이 자리에도 CJ 대한통운 강신호 대표와 경영진 10여명, CJ 지주사 김홍기 대표 등이 함께 했다. CJ 대한통운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8조7073억원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2.2%나 증가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