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를 인수했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 창업자. /사진제공=쿠팡
쿠팡 Inc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파페치 인수 소식을 공시했다. 쿠팡 Inc는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탈과 함께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와 자산을 인수하는 목적으로 ‘아테나’(Athena Topco)라는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아테나는 인수대금 명목으로 파페치와 대출 계약(브릿지론)을 체결하고 5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테나의 지분은 쿠팡Inc가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소유한다. 쿠팡 Inc는 “영국법에 의거한 사전 회생절차(pre-pack administration process)를 통해 아테나는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쿠팡 Inc는 이날 “최고의 온라인 럭셔리 기업인 파페치 홀딩스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럭셔리 생태계를 이끈 파페치의 선도적인 역할과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부티크, 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 Inc은 이번 인수계약으로 파페치가 독접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서도록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쿠팡에 따르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은 4000억달러(약 520조원) 규모다. 1인당 개인 명품 지출은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쿠팡은 한국의 명품 시장에서 파페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Inc 창업자 겸 CEO는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였다”며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데 다시 한번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일에 엄청난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파페치는 쿠팡 인수로 비상장 회사로 전환된다.
파페치는 포르투칼 출신 기업인인 네베스가 2007년 영국 런던에서 론칭했다. 샤넬·루이비통·입생로랑 등 글로벌 명품을 파는 부티크와 백화점 매장 등이 입점해 있다. 50개국에서 만든 명품 브랜드 1400개로 미국,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 190개국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파페치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온라인 명품 산업 호황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끝나고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주가가 고꾸라졌다. 최근에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 지난달 말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파페치의 상장 폐지 계획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호세 네베스(Neves) 파페치 창업자이자 CEO는 “커머스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온 쿠팡의 검증된 실적과 깊이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수백만 고객 뿐 아니라 브랜드, 부티크 파트너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파페치와 함께 전방위적인 고객 경험 혁신에 확고한 투자 의지를 보여준 존경받는 포천 200대 기업인 쿠팡과 파트너가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온라인 명품시장의 ‘가품 이슈’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그간 쿠팡도 ‘가품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진 데다 이를 통한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의 신뢰도 하락하고 있어 가품 원천 차단은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