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혁 신한은행장
지난 7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증권사로의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디폴트옵션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전략 차별화에 나섰다. 4대 은행의 디폴트옵션 성과와 중점 추진 사항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이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중심으로 디폴트옵션 운용 금액 선두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품 라인업 다양화와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수익률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1조1710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사업자 중 가장 많았다. 2분기(3333억원)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박의식 신한은행 연금사업그룹장은 적립금 1위 배경으로 본부 부서와 영업 현장의 시너지 전략을 꼽았다.
박 그룹장은 “적립금 1위 실적은 제도 도입 초기부터 본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영업 현장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라며 “특히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에서는 전국 거점에 담당자를 파견해 영업점에서 접촉이 어려운 고객에 대한 설명회 및 디폴트옵션 안내의 신속한 지원을 통해 제도가 안정적으로 도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디폴트옵션 제도 변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올 초 인력을 확충해 디폴트옵션 도입 전담 조직으로 확대 재편했다.
신한은행은 올 연말 디폴트옵션 등록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그룹장은 “디폴트옵션 시행 후 가장 큰 변화는 상품 만기 후 자동재예치가 없어졌다는 점”이라며 “기존 보유상품 만기 후 별도 상품운용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사전에 지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고객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통해 고객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올 연말 가장 중점 사항으로 두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 중심으로 미등록 고객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 디폴트옵션 등록률 증대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원리금 비보장 상품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박 그룹장은 “퇴직연금은 노후를 대비한 자금인 만큼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물론 지금도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지난 2019년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주력한다. 박 그룹장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핵심은 고객 성향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성”이라며 “퇴직연금을 통해 노후자금이 불어날 수 있게 지속적인 관리와 안내가 중요하기 때문에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업권 최초로 퇴직연금 전담 고객관리센터를 출범해 고객관리에 사업의 방점을 두고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업권 최초로 퇴직연금 인공지능(AI) 목표관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연금케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연금케어는 목표 기반 투자 엔진을 적용해 ▲개인별 수익률 목표 설정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 ▲자산건강도 및 투자 가이던스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문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별 퇴직연금 운용 목표액, 목표 수익률이 달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
박 그룹장은 “앞으로 AI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의 장점을 다양하게 접목시켜 고객 개인별 맞춤형 관리를 시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관리에 더욱 힘써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퇴직연금 사업의 내년 핵심 전략은 ‘질적 성장’이다. 박 그룹장은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도는 그간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으나 낮은 수익률 등 질적 성장은 다소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신한은행은 내년 질적 성장을 가장 핵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그 중 핵심은 고객관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안정적인 은퇴 자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가 금융 서비스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추후에는 비금융 서비스까지 확장해 연결하는 것까지를 아우르고자 한다”며 “일회성이 아닌 고객의 노후에 일상에서 피부에 와 닿는 비금융 서비스를 연금사업그룹과 더불어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지속 검토하고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비금융 사업 확장을 통해 ‘생애주기별 통합 연금 관리’라는 사업 모델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박 그룹장은 “또한 디지털 기능을 더욱 확장하고 연결해 고객이 신한만의 연금 플랫폼 안에서 연금 자산에 대한 통합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혁신할 것”이라며 “고객 한 분 한 분이 신한의 연금 플랫폼을 통해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