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카카오페이증권 CI. /사진제공 = 각 사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토스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억원, 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116억원의 영업손실과 1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보다 1년 먼저 출범했지만, 실적 면에서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양사의 강점으로 꼽히는 해외주식 부문에서도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토스증권의 3분기 누적 기준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518억원으로 전년 동기(267억원)보다 9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의 3분기 누적 해외주식 수수료는 33억원으로 전년 동기(13억원) 대비 154% 상승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토스증권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 2021년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빠르게 출시하면서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10월 기준 560만명 이상의 고객을 모았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300명을 웃돈다. 이 같은 고객군을 확보한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은 20%대를 넘겼으며 수수료 수익 기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5위에 올라섰다.
카카오페이증권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에서 1년 내 톱5, 3년 내 선두권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카카오페이증권도 이에 맞춰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해외 거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5%로 낮췄다. 이는 토스증권이 책정 중인 0.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서비스를 통해 주식 정보 확인, 토론방 참여, 주식 거래 등의 사용자 활동성은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의 3분기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역대 최고치인 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성장성을 입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주식 투자를 쉽고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른 투자자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요소와 게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접목한 이벤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다양한 해외주식 이벤트와 업계 최저 수준의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통합증거금 서비스 등과 함께 사용자 투자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는 미국 종합금융사 ‘시버트(Siebert)’ 인수도 계획하고 있었지만, 카카오의 사법리스크 등으로 발목을 잡혔다. 당초 시버트 지분 51%를 1, 2차에 걸쳐 지난 5월 19.9%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시버트는 최근 카카오페이에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서신을 보냈다. 카카오페이 측은 “당사는 시버트의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 거래 이행과 관련한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으며 거래 미진행 시 추가적인 정정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평가한 양사의 실적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토스증권에 대해 “올해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위탁매매에서 이룬 압도적인 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외형 성장과 함께 손익 개선까지도 달성했다”며 “사업 모델이 브로커리지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은 최근과 같이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환경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압도적인 해외주식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비율은 아직 100% 근처에서 횡보 중이지만, 올해부터는 순수수료이익에 더불어 이자 손익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대해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3분기부터 유의미한 수수료 수익 성장이 나타났지만, 경비율은 여전히 200%대에 머무르면서 적자 폭 축소에 실패했다”며 “성장의 동력으로 기대했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작년 3분기에 급등한 후로는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흑자 전환 가능성도 여전히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수료 이익 성장을 개선했지만, 점유율은 아직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대금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때 점유율 확대 여부가 흑자 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