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찾은 서울 양천구 프레딧 매장 1호점 내부 모습. 중앙 한국야쿠르트 캐릭터인 '야쿠'가 있으며, 신선식품부터 화장품, 여성, 유아 생활용품으로 다양하다. /사진=손원태기자
19일 찾은 서울 양천구 프레딧 매장은 hy의 온라인몰 ‘프레딧’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이곳은 hy가 지난해 9월 개장한 24시간 무인 매장이다. 온라인몰 ‘프레딧’ 내 후기와 상권을 분석해 취급 품목을 200여개로 엄선했다. 야쿠르트 등 기본 유제품부터 밀키트, 샐러드 등 다양하다. 특히 가격표마다 온라인몰 ‘프레딧’의 제품별 평점과 후기를 표시했다. 고객은 제품을 고른 후 셀프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면 된다. 이 중 절반인 100여개의 제품은 hy 자체 브랜드(PB)다.
전체적으로 야쿠르트병 껍질 색깔인 초록색 인테리어가 시선을 묶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야쿠르트 모양을 본뜬 캐릭터 ‘야쿠’가 살갑게 맞는다. 입구에는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설치돼 개인의 피부 상태를 7가지 유형(모공, 주름, 붉은기, 트러블, 다크서클, 색소침착, 피지)에 따라 측정해준다. 매장 양쪽 벽면에는 개폐형 냉장고가 마련돼 다양한 신선식품이 진열됐다. 오른쪽은 주로 야쿠르트나 김치, 국, 달걀 등 신선식품이 있었고, 왼쪽은 야쿠르트 아이스크림이나 밀키트 등 냉동식품들이 자리했다. 특히 진열대 한 편에는 일회용 마스크나 휴지, 앰플, 마스크팩 등 생활·뷰티용품도 있어 마치 편의점을 보는 듯했다.
이처럼 hy는 사명까지 바꿀 만큼 ‘프레딧’에 한껏 힘을 주고 있다. 과거 야쿠르트 제조사에서 유통사로 환골탈태했던 이유와 다르지 않다. hy는 1969년 ‘한국야쿠르트유업’에서 출발했다. 당시 정부의 축산 진흥정책으로 우유 생산량 대비 버려지는 원유가 많았다. 이에 건국대 축산연구소장으로 근무했던 윤쾌병 교수는 사촌인 윤덕병 회장에 ‘특수 유산균 음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1971년 야쿠르트는 그렇게 세상에 얼굴을 비추었다. 이후 현재까지 약 500억 병이 넘게 팔렸다.
hy는 2020년 12월 자사 온라인몰 '프레딧'을 론칭했다. 이듬해 3월 옛 한국야쿠르트에서 현재의 hy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진=hy
프레딧은 hy의 대표 유통사업으로, 입점 기준 또한 까다롭다. 유기농, 비건, 천연·자연 유래 성분의 함량도 숨기지 않는다. 동물보호, 친환경 등 클린뷰티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만 들어올 수 있다. 모든 제품의 제조 성분과 관련 인증서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여기에 옛 야쿠르트 매니저인 ‘프레시 매니저’들이 익일배송에 정시배송까지 전국 구석구석 배송해준다. 반품도 즉각 가능하다. 현재 프레시 매니저들은 전국적으로 1만1000여 명이 있다. 동네 골목까지 촘촘한 배송망을 갖췄다.
프레딧의 성장 속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달 기준 프레딧 가입자 수는 165만명으로, 유료 가입자 수도 4만명을 넘겼다. 매출액도 2020년 520억원에서 2021년 700억원, 2022년 1170억원, 올 10월까지 145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편의를 고려해 앱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 기능을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개편했고, 무료배송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 적립금 선충전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미리 충천해둔 금액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금액별 1~3% 적립 시스템도 만들었다. 제품별 카테고리도 직수입 혹은 단독 입점 제품을 늘려 선택지를 넓혔다. 뷰티, 생활용품도 그 연장선 중 하나다.
여기에 hy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잇달아 냈다. 현재 서울 양천구(지난해 9월)와 용산구(올 4월) 내 매장을 두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대변되는 친근함과 신뢰를 기반으로, 고객 접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프레딧 자체에 대한 인지도 확산도 목표다. 매장 진열과 관리도 프레시 매니저들이 돌아가며 한다. 판매 금액에서 오는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19일 찾은 서울 양천구 프레딧 1호점 내 인공지능(AI) 피부측정 카메라. 그옆에는 즉각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