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손해보험사 3분기 주요 실적. 자료=각 사
이미지 확대보기8일 한국금융신문이 지주계 손해보험사인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KB손해보험이 금융지주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변경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올 3분기부터 보험사들에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토록 했다.
올해 IFRS17 도입된 이후 보험사들이 호실적을 거두자 일각에선 실적 부풀리기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CSM 상각 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위험조정(RA) 상각 기준 등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3분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다만, 보험사 미래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CSM(계약서비스마진)은 9조184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3% 늘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CSM 비중이 높게 산출되는 장기보장보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누적 당기 순이익은 6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동산 사옥 매각 차익(1570억원)과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손상금액(520억원)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누적 손이익은 전년 대비 약 35%가량 성장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3분기 폭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 확대가 겹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농협손해보험의 3분기 순손실은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106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보험수익이 전 분기 대비 450억원 가량 줄었다. 또 장마철 및 폭우에 따른 자연재해 피해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손해율도 커졌다. 올 상반기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의 사업 비중은 약 30%를 차지한다.
다만, 누적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950억원을 기록했다. 보장성 판매가 증가하면서 원수보험료가 늘었고, 자산운용 실적도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본건전성은 KB손해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 모두 양호한 편이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1.3%p 하락한 193.9%, 농협손해보험은 318.68%를 기록하며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어서며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손해보험은 3분기 순손실 1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누적 순손실은 369억원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영향은 받지 않았지만, 여름 휴가철 및 추석 연휴를 맞아 차량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손해율이 늘었다. 9월 누적 기준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1.4%로 MG손해보험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보유계약수가 많지 않아 경쟁사 대비 손해율이 높은 편이다.
또 영업 강화를 위한 판매채널 확대에 지속 투자를 추진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은 3분기 순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누적 순손실은 52억원이다.
신한EZ손해보험은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1년 넘게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디지털보험사 특성 상 미니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다른 보장성보험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기간도 짧아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 모두 대형사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 성장성에 정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EZ손해보험은 틈새시장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꼽았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기아차와 ‘배터리 구독(리스) 서비스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전용 보험 상품을 개발해 배터리 관련 리스크를 경감한다. ‘배터리 전용 보험’으로 구독 서비스 이용 중 사고로 인해 파손·침수·충전 중 화재 발생 시 배터리 수리와 교체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