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 2023년 11월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가 금리를 5.25~5.50%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뉴욕 증시가 올랐고 국내 증시에도 상승 분위기가 이어졌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 이철집)
이미지 확대보기시장은 금리 인하까지 내다본다. 증시도 오름세로 전환할 거라 기대한다. 증권가에서도 “사실상 금리가 종료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증시와 달리 ‘경기’ 그 자체에 민감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Portfolio‧자산 배분 전략)를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지 시각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는 금리를 5.25~5.50%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동결이다.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지표 둔화세가 이어지고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
시장에선 기대감이 흐른다. 올해 마지막 12월 미국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에서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본다.
증시도 상승세를 펼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4%(210.23p) 증가한 1만3061.47에 장을 마감했다.
이어서 미국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는 1.05%(44.06p) 오른 4237.86을 기록했으며,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다우 존스 공업 평균 지수(DJ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0.67%(221.71p) 높아진 3만3274.58을 나타냈다.
중소형주 위주인 러셀(Russell) 2000 지수의 경우 0.46%(7.70p) 뛴 1668.35로 집계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33%(75.06p) 상향한 3290.95를 가리켰다.
특히 금리가 밀리다 보니 성장주들이 크게 상승했다.
정보통신 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분야는 반도체 종목 급등세에 힘입어 1.9% 올랐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iton‧소통) 서비스는 1.4%, 금리에 민감한 경기소비재도 1.2% 증가했다.
국채 금리는 내렸다. 10년 물 국채 금리는 파월 의장 기자회견이 끝난 뒤 무려 0.11%p 하락한 4.761%에 거래됐다.
미국 증시 상승세는 국내로 이어졌다.
한국 시각으로 2일 유가증권시장(KOSPI)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1%(41.56p) 오른 2343.12에 마감했고, 코스닥(KOSDAQ) 지수도 4.55%(33.61p) 급등한 772.84에 문 닫았다. 코스닥은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 거래 시장을 뜻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9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1413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투자가도 2736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2736억원어치 담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4380억원어치 물량을 던졌다.
그동안 비교적 낙폭이 컸던 2차 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 결과 삼성SDI(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가 5.99%,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이 3.71%, 포스코퓨처엠(대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형)이 11.13% 각각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분석이 줄 지었다.
조용구 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 연구원은 “고용과 물가 추이, 미국 재정적자에 따른 미국채 발행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Cycle‧순환 주기)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를 통해 “누적된 금리 인상 영향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연준이 인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단 점에서 작년 3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하지만 우려 목소리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도 한 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Baby step)이 한차례 정도 더 있을 거란 시각이 여전히 남는다. 아직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서다.
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전우종)은 이날 관련 보고서를 통해 투자 유의가 필요하단 의견을 냈다.
아직 예산안 관련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에 금리 관련해서 안심하긴 이르다는 설명이다. 최근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며 금리를 다시 밀어 올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강재현·조준기 SK증권 투자분석가(Analyst)는 “길게 봤을 때 (내년에) 금리가 올해보다 안정될 수 있다면 이는 시장 안도 요인일 듯”이라면서도 “미국 증시와 달리 우리나라는 ‘경기’ 그 자체에 민감해 셈법이 좀 더 복잡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주 강한 랠리(Rally‧강세 전환)를 기대하는 베타(Beta‧지수 대비 주가 변동의 상관관계) 높은 플레이(Play‧투자)보다 아직은 밸런스(Balance‧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적절하겠단 생각”이라 덧붙였다.
실제로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 역시 금리 동결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몇 달간 좋은 지표는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를 향해 계속 내려가고 있단 확신을 갖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피력했다.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의 경우, 지난달 19일 금리를 3.50%로 동결한 상태다. 미국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2.0%p 유지 중이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8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주요국의 물가와 경기 흐름, 통화정책 긴축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개 상황 등 불확실성 요인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해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Monitoring‧감시)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