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사진 왼쪽),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은행연합회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조만간 1차 회의를 열고 세부 일정과 구체적인 절차 등을 결정할 에정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회장이 의장을 맡고 비상임이사로 참여하는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으로 구성된다. 이사회가 회추위 역할도 맡는다. 이사회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립하고,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회추위는 내달 중 2~3차례 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좁힐 예정이다. 각 은행장은 1인당 1명씩 후보를 추천하고 자질·능력·경력 등에 대한 검증 및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이후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의결하면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회원 총회에 올려지는데, 총회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차기 회장이 확정된다. 각 정사원의 표결권은 1개다.
지난 2020년 12월 취임한 김광수 현 회장의 임기는 내달 30일 만료된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자리다. 임기 3년이 보장되는 데다 연봉이 7억원에 육박하는 고액이기 때문에 새 회장 선임 시기가 오면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 정관상 회장 연임은 1회 가능하지만 실제 연임한 사례는 드물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13명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인물은 1989년부터 3·4대 회장을 역임한 정춘택 전 회장 한명뿐이다. 김 회장 역시 일찌감치 대내외적으로 연임 도전에 선을 그어왔다.
현재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다양한 민관 인사가 두루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관료 출신 인사 중에서는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전 IBK기업은행장,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민관을 두루 거쳐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녔다. 다만 최 전 위원장은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출신으로는 주요 금융지주에서 회장을 지냈거나 용퇴를 앞둔 최고경영자(CEO)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먼저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 내정자와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들었던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KB금융 부회장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올 3월 퇴임한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거론된다.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과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난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전 신한금융 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IBK기업은행장을 역임한 조준희·김도진 전 행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 요건이나 이력은 따로 없지만 역대 회장을 보면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등을 거쳤던 이들이 주를 이룬다. 1984년 은행연합회 출범 이후 약 40년간 총 13명의 역대 회장 가운데 금융지주나 은행 경영진 경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 중에서도 관료 출신이 대다수다. 은행장들은 관료 출신 은행연합회장을 선호해왔다. 은행연합회장이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 현안을 갖고 머리를 맞대며 이견을 조율한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가운데 순수 민간 출신 인사는 4명에 불과하다. 김광수 현 회장 역시 '반민반관' 출신이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7회로 당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