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재보험은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재보험사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보험사로부터 재보험료를 수취하는 대신 보험사들의 보상책임을 분담해준다.
보험사들의 자금 부담을 해결해줘 사실상 보험사를 위한 보험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이상변화와 함께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위험도가 커지자 보험사들의 재보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재보험사 보험요율이 상승하는 등 재보험 하드마켓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재보험사는 코리안리와 함께 뮌헨재보험, 스위스재보험, 스코르재보험, 동경해상보험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코리안리는 1963년도에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다.
포화된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톱티어 재보험사와 경쟁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코리안리는 해외에서 재물보험과 자동차보험, 해상·항공보험, 생명보험, 특종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코리안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보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코리안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해외수재 보험료는 2조1213억원에서 지난해 2조4670억원으로 16.3%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1조25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는 전체 수입보험료의 3분의 1수준이다.
런던 점포의 경우 사무소와 법인 두 형태로 운영되는데 사무소는 코리안리 본사의 해외 수재 영업을 지원하며, 법인은 로이즈 신디케이트에 투자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런던의 로이즈 마켓은 선진 보험시장의 대표적인 곳으로 각종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상품이 거래되는 곳이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도 해외 사업 확대와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IR 시장에선 “국내 재보험 시장의 포화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해 온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해외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원 사장은 지난달 열린 런던 IR 행사에서도 “2030년 이전에 해외 매출의 비중이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10%, 해외 90%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해외 수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사업 확장과 함께 국내에서는 공동재보험 등 새로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공동재보험은 원수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부채를 재보험사에 함께 이전하는 것으로 2020년 도입됐다. 도입 초기에는 저금리로 관심이 낮았지만, 최근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공동재보험 부담이 낮아지자 원수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코리안리는 지난해 최초로 신한라이프, 삼성생명 등과 2건의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며 5600억원의 신규 공동재보험료를 거뒀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향후에도 시장의 공동재보험 수요를 적극 파악해 인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재보험뿐만 아니라 대량해지 재보험도 최근 새로운 수요로 떠오르자 코리안리는 이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량해지 재보험은 은행의 뱅크런과 같이 금융시장이 붕괴와 경기 위축 등으로 다수의 보험 계약 해지 위험액을 담보해주는 재보험이다.
원수사는 재보험사와 대량해지 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 손실을 재보험사에 넘기게 되고, 이로 인해 보험사의 요구자본이 축소돼 건전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
대량해지재보험은 지급여력비율 개선을 희망하는 보험사들의 관심이 크다.
올해부터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보험위험 하위 항목으로 해지위험액이 신설됐는데, 해지위험액을 줄이면 요구자본이 줄어 K-ICS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현재 코리안리도 국내 보험사들과 대량해지 재보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도 금융재보험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재보험요율 상승의 경우 IFRS17 전환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져 당분간 출재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재보험요율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라며 “특히 국내 시장은 공동재보험뿐 아니라 대량해지리스크 출재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