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 재정위원회 소속인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제공=양경숙 의원실
이미지 확대보기윤 정부가 국민 대출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인 한은이 부채 폭증을 외면하고 있단 지적이다.
양경숙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대기업 부자 감세와 긴축재정을 강조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며 “중앙은행 총재는 정부 눈치를 보고, 국민 부채 폭증을 외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민 절반이 소득의 반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며 “소득 70% 이상을 대출 상환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295만명, 소득 전체를 다 쓰고도 모자란 사람이 171만명, 더 이상 빚을 낼 수 없는 다중채무자도 448만명”이라 목소리 높였다.
양 의원은 “윤석열 정권 1년 만에 자영업자 대출은 49조원 늘어 1044조원”이라며 “기업 대출은 132조원이 증가해 1925조원이나 되는 등 가계와 기업이 지고 있는 빚이 국가 경제의 2.3배”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대출 규제를 지속해서 완화하는 점을 문제시 삼았다.
그는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았던 호주와 캐나다는 금리를 계속 인상해 가계부채를 줄였다”며 “반면, 윤 정부는 부동산을 연착륙시키겠다면서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Debt Service Ratio), 주택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총부채상환비율(DTI‧Debt To Income) 등 각종 대출 규제를 완화해 주택담보대출을 더 늘리고 가계부채를 폭등시켰다”고 이창용 총재에게 책임을 물었다.
실제로 양경숙 의원이 17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 등이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금융 계층으로 간주하고 집중 감시·관리하는 대상인 다중채무자는 올 2분기 말 448만명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2만명 증가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치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지난해 4분기부터 역대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은 61.5%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0.5%포인트(p) 하락했지만, 여전히 소득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저소득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저신용 상태 ‘취약 차주’의 경우, 상환 부담이 더 컸다.
이들의 2분기 말 기준 DSR은 평균 67.1%다. 3개월 새 0.2%p 올랐다. 지난 2013년 4분기(67.4%)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취약 차주 37.8%(48만명)의 DSR은 70% 이상이었다.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8.2%(6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취약 차주 비중은 1분기 6.3%에서 2분기 6.4%로 0.1%p 늘어 2020년 4분기(6.4%)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컸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2분기 말 39.9%로 추산됐다.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세 분기 만에 30%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 40%가량을 금융기관에서 진 빚을 상환하는 데 써야 한다는 얘기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 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해당 대출자가 한 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보통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소득을 원리금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여긴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양경숙 의원 질의에 관해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자 양 의원은 “책임도 대책도 없는 총재”라 일갈하며 질의를 마무리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