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본사 전경. / 사진제공= 각사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채 금리 급등 등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발생과 해외부동산 투자 관련 리스크로 수익성이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키움)의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각각 1조77억원, 799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영업익 7360억원·당기순익 5308억원) 대비 각각 36.92%, 50.66% 증가했지만, 지난 2분기(1조141억원·8285억원)보다는 0.63%, 3.48% 감소한 수치다.
회사별 당기순익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1924억원 ▲키움증권 1658억원 ▲미래에셋증권 1629억원 ▲삼성증권 1511억원 ▲NH투자증권 127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2분기 대비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NH투자증권으로 551억원(-30.18%)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순이익은 각각 15.61%, 24.29%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7~8월까지만 해도 증권업계는 이차전지·반도체 등 테마주에 대한 투자 열풍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확대와 충당금 적립 부담 해소로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실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8000억원)보다 67.3% 증가했고 지난 2분기(21조1600억원)보다는 9.17% 늘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 장기화 우려에 채권가격이 폭락하면서 증권업계에 대한 전망은 반전됐다.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되자 지난 3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7월 3일 3.613%에서 9월 27일 3.884%로 0.271%포인트(p)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사채(무보증 3년) AA-등급 금리도 4.421%에서 4.658%로 0.237%p 상승했다.
특히 국채금리 대비 금융채 금리의 상승 폭이 커 카드채, 기타금융채 보유 비중이 큰 증권사의 채권평가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증권사는 4분기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고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3분기 이후 정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2023년 증권사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거래대금 모멘텀도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리스크도 여전히 산재해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요주의 이하 비율을 통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건전성을 살펴본 결과 6월 말 기준 증권사(23.6%)가 보험사(18.2%), 여신전문(16.6%), 상호금융(9.0%)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요주의 이하 등급이라는 것은 이미 연체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투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집행했던 일부 회사의 경우 자본이 크게 감소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적은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 컨센서스 하회 폭이 적을 것으로 봤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부동산 관련 이슈와 CJ CGV 관련 손실이 반영되며 컨센서스를 가장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증권업 3분기 실적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컨센서스를 재차 하회할 전망”이라면서 “7월 말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거래대금이 8월부터 투자자예탁금과 함께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시장금리도 8월부터 반등세를 보이는 점도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