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 제공=금감원
이미지 확대보기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협약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린 이후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는 것은 축구 경기 도중 룰을 깨고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김태오 회장의 3연임을 위해 현재 만 67세로 묶여 있는 지배구조 규범을 개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 회장은 1954년 11월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이면 만 69세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 15조(이사의 임기)에 따르면,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해선 해당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이 원장은 DGB금융의 지배구조 규범 개정 가능성엔 “DGB금융지주의 과거 노력들을 보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DGB금융의 연령상한을 위한 지배구조 개정 관측은 연령 제한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지 셀프 연임을 위한 차원은 오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절차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은 과거 회장 승계 절차 등에 있어 다른 비교 대상보다 잘하려고 노력한 것은 맞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괜찮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선임 절차에 필요한 평가 기준과 방식이 후보군이 확정된 이후에 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가 기준과 평가 방식을 미리 정해놓고 공론화 한 뒤에 이런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CEO 경쟁에 참여해야 하는데, 후보군을 정한 뒤에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한 것은 개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해 금융사들은 길게는 1년, 짧게는 10개월 정도 앞서 사전에 여러 기준을 정한다”라며 “이와 관련해 공표된 후보에 대한 검증 절차를 거쳐 이들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가 외부에서도 투명하게 공개되는데 한국도 거버넌스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지주회장들의 연임에 대해선 첫 선임때보다 기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 선임이 될 때와 그 다음 연임이 될 때, 세 번째 선임이 될 때는 다른 경쟁자 대비 정보의 양, 이사회와의 관계 등 모든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라며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어도 한 사람이 계속 하는게 맞는지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연임이면 10년이다. 10년은 부장이 행장, 부행장이 될 수 있는 기간인데, 아무리 공명정대해도 본인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겐 10년간 기회가 없는 것”이라며 “처음 선임할 때 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금융사들도 사정에 맞는 솔루션들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