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용 나이프를 사용하는 송미영은 두툼한 물감의 덩어리와 나이프로 밀어서 생기는 얇고 평평한 물감의 날렵함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붓으로 회화작품을 제작할 때와는 다른 느낌의 물감이 지닌 물성의 뭉침과 흩어짐, 번짐과 섞임을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는 지금까지의 단색과 파스텔 색조의 작품에서 확장된 다양한 색으로 구성된 작품이 전시된다. 물감의 성질이 강조되면서 추상성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알고 있는, 이해하고 있는 구체적인 모양이 아니라 연상과 연동에 불특정한 이미지가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이성(理性)적 페인팅과는 다른 나이프테인팅이 하나의 표현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보통으로 체험된 연상의 이미지를 나이프와 나이프에 묻어난 물감 덩어리를 눌러 붙임을 반복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발생되는 우연과 필연이 교차 반복되는 상황의 대변이다. 송미영의 나이프페팅가진 특질이 여기에 있다. 물감이 붙여지는 시작점과 끝점이 마무리되지만 여러번 지속된 손길에 의해 개별성과 집단성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반복 동작과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결과에 직접 관여하면서 그림이라는 시각예술의 회화적 근원에 접근하고 있다.
나이프페인팅은 연상과 사회현상의 표현 수단의 특성을 인지할 수 있는 이미지(꽃과 하트)로 완성된다. 사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손의 행위는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작업에 대한 필연성에 둔다. 작품제작의 과정에서는 우연성과 필연적 효과를 위해 뭉쳐지고 펼쳐지고 얇아지거나 하는 손놀림에 가치가 덧붙여진다.

도움말 : 김지윤 큐레이터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