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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희망퇴직에 젊은 행원 몰렸다?…30대도 은행서 짐싸는 이유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3-08-25 20:30

은행 인력개편 전략·직원수요 맞물려
수억대 퇴직금 받고 ‘인생 2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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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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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시중은행에서 ‘3040세대’ 젊은 은행원도 짐을 싸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확산에 맞춰 점포와 인력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나선 은행들이 희망퇴직 대상을 넓힌 결과다. 은행들이 역대급 이익을 바탕으로 희망퇴직 조건도 개선하자 두둑한 퇴직금을 챙겨 ‘인생 2막’을 준비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선정된 뒤 오는 31일자로 퇴직한다.
이번 희망퇴직 접수에는 젊은 행원과 여성 행원을 중심으로 신청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 퇴직금으로 받는다.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지고 ‘인생 2막’ 준비를 서두르려는 경향 등이 반영되면서 짐 싸는 은행원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1983년생 이전 출생자이면서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을 희망퇴직 대상으로 내걸었다. 올해 생일이 지났다면 만 40세, 지나지 않은 경우 만 39세 직원까지 희망퇴직 신청이 가능했다.

만 39세는 신한은행의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기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상반기 희망퇴직에서 최고 출생 연도 조건이 1978년(만 44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대상 나이가 5년이나 어려졌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대상은 지난해 부지점장 이상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직급과 연령이 부지점장 아래와 만 39세까지 낮아져 범위가 넓어졌다.
신한은행이 연초 희망퇴직과 별도로 하반기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2년 만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희망퇴직을 통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24명, 133명을 내보낸 바 있다.

다만 이번 희망퇴직 대상에서는 연령이 높은 ‘지점장’ 직급이 빠졌다. 지점장 직급까지 포함해 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이 이뤄질 경우 대규모 연쇄 인사이동과 고객 응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하반기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대상자는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이다. 지난달 31일자로 60명이 짐을 쌌다.

1968~1971년생은 28개월치,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 퇴직금으로 받았다. 1968~1971년생 퇴직자는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지급됐다.
하나은행은 연 2회 정기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말 연초에 한 차례 신청을 받던 것을 노사 합의에 따라 2019년부터 1년에 두 번으로 늘렸다.

은행들이 30~40대 직원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떠나보내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고 기존 창구 중심 인력구조를 개편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는 2222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나갔다. 국민 713명, 신한 388명, 하나 279명, 우리 349명, 농협 493명 등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 포함) 등록 고객 수는 2억704만 명으로 전년 말 대비 8.5% 증가했다.

은행 입출금·자금 이체 서비스 거래에서 인터넷뱅킹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건수 기준)은 77.7%로 2019년(60.4%)과 비교하면 3년 새 17.3%포인트 상승했다. 계좌 조회, 자금 이체 결과조회 등 조회 서비스 이용 건수 중 인터넷뱅킹 비중은 93.2%에 달했다.

점포 수도 자연스레 줄고 있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6월 말 기준 점포 수는 2818개로 2022년 말(2883개) 대비 65개 감소했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261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은행들은 매년 평균 50개씩 점포를 없애고 있다. 4대 은행에서 최근 5년간 폐쇄된 점포 수는 총 570곳이다. 이들 은행의 폐쇄 점포 수는 2018년 36곳, 2019년 50곳에서 2020년 161곳, 2021년 169곳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154곳의 점포가 사라졌다.

고금리 기조 속 호실적을 통해 역대급 이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들이 많은 퇴직금을 챙겨줄 수 있는 점도 젊은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권에서는 희망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높은 특별퇴직금 등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직원들의 자발적 수요가 더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퇴직 조건이 좋을 때 떠나자’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4대 은행에서는 올 상반기 퇴직금 최고 지급액이 모두 8억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에서는 조사역 직위 5명이 퇴직소득으로 7억9100만~8억4000만원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퇴직 지점장과 커뮤니티장 등 5명이 퇴직금으로 7억5100만~8억2700만원을 수령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관리자 5명이 퇴직하면서 10억5000만~11억300만원을 받았다. 앞서 하나은행은 연초 40세 이상 직원에게 3년치 연봉을 지급하는 내용의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디지털화에 대응해 점포를 축소하고 인력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만큼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며 “퇴직 조건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하루빨리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젋은 직원 사이에서도 희망퇴직을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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