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스타트업 대표는 정신건강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업 아이디어부터 사업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이에 대한 법적·경제적 책임을 홀로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정신적 압박이 클 수밖에 없는 환경이죠.
이들이 돌연사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김현정 아주대 협상·코칭연구센터장은 '시장에서 이기고 정신 관리에서 참패? 리더의 멘탈 불안이 가장 큰 리스크' 기고를 통해 성공한 창업자나 스타트업 대표로 알려졌더라도 상당수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그동안 ▲투·융자 ▲연구개발(R&D) 출연 ▲보증과 같은 자금 지원 ▲인력양성 ▲규제 개선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최근 들어 창업자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정신건강 케어(이하 멘탈 케어)'를 지원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를 대상으로 멘탈 케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나 정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이나 업계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사례가 전부였죠. 대표적으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에서 시행하는 스타트업 리더 멘탈 케어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디캠프에서 시행 중인 스타트업 리더 멘탈 케어 프로그램. /자료제공=디캠프 홈페이지, 국회입법조사처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입법조사처는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스타트업 창업자는 조직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도전을 받게 되고, 이해관계자가 늘어나면서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한다"라며 "이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 자살 충동 등을 겪으며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장이 저해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의 경우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 리더를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코칭 프로그램이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시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프랑스 퐁텐블로에 위치한 경영대학원 인세아드는 글로벌리더십센터(INSEAD’s Global Leadership Center)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 리더십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성장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창업자의 정신적·정서적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