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CTO는 미국 일리노이공과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7년간 실리콘밸리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데이터 전문가다.
특히 애플 본사에서 AI, 머신러닝(ML)을 사용해 ‘시리(Siri)’와 ‘스포트라이트(Spotlight)’의 웹 검색엔진 품질을 향상하고, 더 나은 결과를 찾을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DRI(직접 책임자)로 근무했다. 2022년에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의 CTO를 맡아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캐롯은 이진호 CTO 영입을 통해 디지털 보험사의 강점인 데이터 기반 상품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캐롯은 타 보험사와 달리 퍼마일자동차보험을 통해 주행데이터를 쌓고 있다”라며 “데이터를 활용하면 창출해 낼 수 있는 부가가치가 큰데, 데이터를 정제해 비즈니스화하는 단계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고, 이 부분을 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물이 이진호 CTO라고 판단해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디지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평가받는 배주영 전 이노션 넥스트캠페인팀 및 글로벌미디어팀 팀장을 CMO(최고 마케팅책임자)로 영입했다.
배 CMO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종합 광고 대행사 이노셜월드와이드에서 약 16년간 근무했으며, 한컴그룹 브랜드홍보총괄 상무, 유니베라 이노베이션 본부장 상무를 거쳤다.
특히 이노션 재직 기간 동안 진행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다양한 디지털 캠페인을 통해 깐느광고제, 뉴욕페스티벌, 스파익스아시아, 대한민국광고대상 등 유수의 해외, 국내 광고제에서 수상하며 업계에서 ‘스타마케터’로 평가받았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캐롯은 디지털 손해보험사이다 보니 CM(온라인판매) 채널만 있다. 대면 채널이나 TM이 없어 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면 무조건 광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설립 4년 차로 사업 초기다 보니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 광고 분야 전문가인 배주영 CMO를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4월 공식 채용 사이트를 오픈하며 다양한 직군에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도 데이터 엔지니어, 자동차보험 등 개발자는 물론 보상, 계리, 마케팅, 경영지원 등 다양한 직군에서 경력직 채용 중이다.
현재 캐롯손해보험의 주력 상품은 자동차보험이다. 수입보험료의 80% 이상이 자동차보험에서 나온다.
특히 ‘퍼마일자동차보험’은 기존 자동차보험과 달리 주행거리만큼만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상품은 운전을 자주 하지 않는 고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회사 인지도를 높였다. 올 초에는 누적 가입 건수도 100만건을 돌파했다.
캐롯은 타사와의 차별점으로 ‘데이터’를 꼽는다. 타사가 하는 그대로 가봐야 후발주자인 캐롯 입장에서는 어떠한 메리트나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보험과 같은 레드오션 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이에 회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모델 고윤정과 함께 ‘캐롯은 데이터로 똑똑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광고를 선보였다.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 환급 특약을 제공하는 자동차보험 상품과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장점을 명확하게 비교했다.
다른 보험사들은 고객들이 주행거리가 나오는 계기판을 직접 촬영해 보험사에 전송해야 한다. 반면,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주행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고객들이 사진을 촬영해 보험사에 전송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주행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보험의 새로운 시장을 열었듯, 현재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에 없던 상품을 만들어내자는 게 회사의 목표”라며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퍼마일자동차보험과 같은 ‘넥스트 퍼마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