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사진제공=국토교통부
이미지 확대보기임원 4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강수를 뒀지만 이마저도 ‘꼼수’ 사퇴라는 오명을 쓰고 있고, LH가 감리를 맡은 대부분의 현장이 법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감리 인원으로 굴러가고 있어 이번 부실사태가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관 업체와의 용역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지난 11일, 이한준 LH사장은 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 LH 전 임원의 사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직 처리된 4명의 임원 중 국민주거복지본부장과 국토도시개발본부장의 임기는 이미 지난달 끝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나머지 2명 역시 임기만료를 코 앞에 두고 있어 이번 사직 처리가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월 LH가 자체 감리한 공사 현장 104곳 중 85곳(81.7%)은 배치된 인원이 법정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LH 자체 감리 현장 104곳에 필요한 총인원은 920명이나 정작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566명이었다. 의무 인력의 61.6%만 채웠다는 의미다. LH 자체 감리 현장 104곳에 필요한 총인원은 920명이나 정작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566명이었다. 의무 인력의 61.6%만 채웠다는 의미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가 숨기다가 뒤늦게 공개한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5개 단지 전부 설계·감리에 전관 업체가 끼어있었다.
LH 공공주택 설계·감리는 보통 2∼4개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다. 5개 단지에 총 21개사가 참여했는데, 이 중 15개사가 LH 출신을 낀 전관 업체였다. LH의 고질적인 ‘전관예우’ 문제가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관예우 사태가 일파만파 터지자, 원희룡 장관은 LH 출신 인사가 끼어있는 전관 업체와의 용역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원 장관은 "국민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아무런 개선 조치 없이 관행대로 용역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LH는 전관이 근무하는 업체와의 용역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국토부는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