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1년 전보다 4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해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많은 충전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줄며 충전이익을 1%대 늘리는 데 그쳤다.
11일 한국금융신문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KB금융의 충전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8% 늘어난 5조4976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로, 영업력 측면에서 지난해에 이어 선두를 지켰다.
KB금융은 충전이익 증가율도 4대 금융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호조가 이어진 데다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어난 결과다.
충전이익은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서 일반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일회성 매각이익이나 충당금 환입 같은 요소를 제외해 경상적인 수익 창출력을 대표하는 지표로 꼽힌다.
세부 실적을 보면 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5조7590억원으로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2분기 여신성장 회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2조897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5.5% 급증했다. 이중 순수수료이익은 1조8654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작년 1분기 중 증권 초대형 기업공개(IPO) 주관으로 IB 수수료가 크게 늘어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기타영업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4817억원 손실에서 1조32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KB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판매관리비를 가장 많은 규모로 집행했지만 영업이익도 최대 수준으로 달성하면서 전체 충전이익을 끌어올렸다. KB금융의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3조1592억원으로 KB라이프생명 통합 관련 비용 지출과 디지털 전환 관련 투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충전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7.1% 증가한 4조5107억원으로 4대 금융 가운데 2위를 유지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5조2680억원으로 3.3% 증가했다. 금리부자산 증가, 은행 NIM 상승, 비은행 부문 조달 비용 안정화로 그룹 NIM이 개선된 영향이다.
비이자이익은 2조3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5% 늘었다. 수수료이익이 줄었지만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부문 손실 기저효과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부문 손익이 개선됐다. 수수료이익은 1조252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1% 줄어든 반면 유가증권, 외환·파생 및 보험금융 손익은 1조1798억원으로 147.8% 급증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2조7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디지털·ICT 투자 확대에 따라 감가상각비가 늘었고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판매관리비가 전반적으로 불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충전이익으로 3조6355억원을 올렸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7.0% 늘어난 수준으로, KB금융과 함께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4072억원으로 은행의 우량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자산 성장에 힘입어 2.0%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1조3701억원으로 3배 가까이(196.5%) 뛰었다. 수수료이익은 9169억원으로 자산관리 수수료와 여신·외환 관련 수수료 증가에도 신용카드 수수료 등이 줄면서 0.1% 감소했다. 매매평가익은 주요 관계사의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늘면서 작년 상반기 1506억원 적자에서 750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판매관리비는 2조1418억원으로 비용 관리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충전이익으로 1년 전보다 1.3% 늘어난 2조966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하나금융과 비슷한 규모였지만 비이자이익에서 격차가 커졌다.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4130억원으로 조달비용 상승 등에 따른 은행 마진 폭 축소에도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며 7.5% 늘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6110억원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22.0% 줄었다. 수수료이익이 842억원으로 0.5% 감소했고 외환·파생 이익은 66억원으로 84.5% 축소됐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2조5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