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고조, 선진국의 긴축정책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 = 이미지투데이
최근 신흥시장 가운데 브라질 투자 상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까지 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외면받았지만, 대내외 환경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 자문업체 베타파이(VettaFi)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브라질에 투자하는 ETF는 평균 23.25%의 수익률로 미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브라질 MSCI 지수를 추종하며 대·중형 종목으로 구성된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EWZ)’과 소형주 중심의 ‘반에크 브라질 스몰-캡(BRF)’은 각각 13.82%, 26.54%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이 브라질 ETF 상품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 데는 지난 1월 1일 출범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펼친 정책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요 기업의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지난 4월 정부 지출의 연간 증가율을 0.6~2.5%로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재정 준칙을 공개했고 의회의 승인도 받았다. 지난달에는 세제 개혁을 위해 30년 만에 헌법도 개정했다.
또 러·우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국제 곡물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브라질의 밀·옥수수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수출이 전년보다 19.3% 늘어난 3350억달러(한화 약 426조원)를 기록하면서 623억달러(한화 약 79조)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 6월에는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브라질 경제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으며 피치(Fitch)도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며 지난 3월 말 9만7926.34까지 떨어졌던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지수는 지난달 말 12만1942.98(+19.69%)까지 회복했고 높은 ETF 수익률도 달성했다.
브라질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브라질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44%로 지난 3월 90%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어 “재정 우려가 크게 불거지지 않고 있으며 S&P에서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는 점도 헤알화 강세 요인”이라면서 “대외환경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반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러·우 전쟁발 반사 수혜가 길어지는 점까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