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감사원 앞에서 열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LH 전관특혜 실태 조사 촉구 기자회견 /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미지 확대보기[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전임인 문재인정부 시기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의 핵심사업으로 분류되던 3기신도시 사업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LH는 하반기 중 3기 신도시 6개 공구(고양창릉·남양주왕숙․남양주왕숙2․부천대장․인천계양 2공구, 하남교산 3공구)에서 총 6000여억 원 규모의 조성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고했다.
일부 직원들의 사전투기 사태가 불거지며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천계양과 고양창릉 등 3기신도시 조성은 정부 차원의 주택공급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전반에서 주축을 맡고 있는 LH는 3기신도시 사업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전관예우·이권카르텔 논란 속에서 3기신도시 사업의 신뢰성마저 담보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본적인 토지보상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빚어졌던 것에 이어, 각종 시민단체들이 LH에 대한 비판수위를 연일 올리면서 사업의 추진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후발 3기신도시에 해당하는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의 경우 여전히 토지보상 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시흥지구는 지난 2021년 LH 직원들의 사전투기 사태가 불거졌던 지역으로, LH의 도덕적 해이가 신도시 조성을 기다리던 지역 주민들의 피해로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승모 광명총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광명시 도의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선행 3기 신도시의 경우 지구발표 2년 만에 토지보상이 이루어 진데 비해 2021년 2월 지구로 발표된 광명시흥지구는 LH측이 2025년 12월에나 토지보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선행지구에 비해 3년이나 늦어져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8일 열린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의 LH 이권카르텔 비판 기자회견 / 사진제공=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
이미지 확대보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또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가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LH 아파트 15개 단지의 명단을 공개한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 공사가 LH 전관 특혜와 연관됐다는 이른바 'LH 카르텔' 의혹을 직접 제기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LH는 개발사업에서 손을 떼고 기존 공공주택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난 몇 년간 LH 영업이익이 매년 5조원인데, 건설물량을 늘리고 팔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어 이익을 내고 성과급을 채우고 정부에 또 다른 토건 사업을 정책건의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일찍부터 LH가 ‘토지강제수용’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이하 공전협) 역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8일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순살아파트’ 발주에 대한 공전협 입장문을 발표했다.
공전협은 이날 ①‘LH 순살아파트 발주’는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에 젖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전 국민 상대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②강제수용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LH공사의 해체를 주장하였으며, ③강제수용토지주들의 정당 보상을 저해하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중토위) 운영상의 당면한 문제점 개선을 촉구했다.
임채관 공전협 의장은 이날 입장문 발표에 즈음, “LH가 2021년 3기 신도시 예정지인 시흥광명지구에 집단으로 ‘땅 투기’를 하여 전 국민적 공분을 산 것이 엊그제 일 같은 데, 이제는 철근 빼먹는 도적 떼들과 담합을 하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LH 공사가 양도를 원치 않는 토지주들로부터 공익사업이라는 미명으로 삶의 터전인 집과 농토를 강탈하여 이 같은 범죄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