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8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클렙 보유 지분 66.67% 전량을 기존 주주에게 매각했다. 클렙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찬규 엔씨소프트 재무관리실장도 이때 사임했다.
클렙은 지난 2020년 7월 엔씨소프트가 8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콘텐츠 제작사다. 처음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친동생인 김택헌 엔씨소프트 현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아 사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콘텐츠 제작비, 위버스 등 다른 팬덤 플랫폼과 경쟁 심화로 수익화가 어려워지자 올 1월 유니버스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에 양도한 데 이어 클렙까지 처분하게 됐다.
김택진 대표와 배우자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최고전략책임자)가 대주주로 있는 디셈버앤컴퍼니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매각 대상 지분은 김택진 대표(36%)와 윤송이 CSO(25.4%)가 보유하고 있는 61.4%와 엔씨소프트 지분 16.7% 등 총 78.1%다. 이미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포레스트파트너스’와 유상증자를 포함한 매각 논의를 마무리했으며 오는 9월 중 대주주 전환 및 증자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윤송이 CSO가 지난해 7월 보유 지분(25.4%) 가치를 600억원으로 평가, 매각을 타진했으나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성공하지 못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AI를 활용해 자산 배분과 운용을 돕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로 지난 2013년 김택진 대표가 설립했다. 초기 김 대표가 직접 대표를 맡다가 정인영 전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이 대표를 맡아 경영을 이어왔다.
지난 2020년 KB증권이 AI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증권사를 만든다는 목표로 300억원을 출자, 2021년에는 BC카드가 99억원을 투자했지만 자산운용업계 경쟁 과열과 동시에 투자 시장이 얼어붙자 재무 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정인영 대표도 지난 4월 사임했다.
지분 매각 등으로 확보한 현금의 사용처는 아직 미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확보한 현금이 어떻게 사용될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엔씨소프트가 본질인 게임 산업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오는 3분기 공개할 'TL'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신작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최우선으로 둔다는 것이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