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최근 ‘밸류체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일반 사람들도 자주 들어본 단어다. 매체 등을 통해 이 단어를 접하다 보니 무슨 뜻인지 대충은 알 수 있을 거 같은데 역시 외래어다보니 정확하게 그 뜻을 설명하는 게 쉽지는 않다.
밸류체인은 ‘원재료 조달부터 완제품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재화·서비스·정보 흐름이 이뤄지는 연결망’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는 밸류체인이라는 외국어를 ‘가치사슬’ ‘공급체계’ ‘공급망’ 등과 같은 쉬운 우리말로 바꿀 것을 제시한다.
밸류체인 외에도 경영학 용어 중에는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외국어를 활용한 국적 불명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단어들은 뜻과 상관 없이 일단 어렵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딥 체인지(Deep Change)’는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단어다. 국내 굴지 그룹 총수가 사용하면서 언론에서도 자주 인용되고 있는데, 국어문화연합회는 이 단어를 ‘근본적 변화’로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자주 사용하는 ‘포트폴리오’ 역시 쉬운 우리말이 있다. 이 단어는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주 쓰는 외국어 표현이다. 포트폴리오 우리말 표현은 ‘실적 자료집’이다.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우리말 ‘변화’와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외국어인데, 2020년대 ESG 경영이 강조되면서 밸류체인과 함께 많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 예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친환경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해당 단어를 앞세워 자사의 이미지 제고나 홍보를 펼친다. 국어문화연합회는 트랜스포메이션보다는 ‘변화’라는 우리말 사용을 권한다. 그렇다면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어려운 단어는 ‘녹색 변화’ 정도로 바꿔 부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니즈(Needs)’라는 외국어 역시 자주 사용한다. 우리말로 ‘수요’를 뜻하는 경영학 용어인데, 우리말보다 니즈라는 단어를 훨씬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고객 니즈’, ‘비대면 고객 니즈 확대’ 등과 같은 말들이다.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면 니즈보다 ‘수요’라는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