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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생보업계 위기 담긴 단기납 종신보험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23-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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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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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생보업계는 최근 비상이 걸렸다. 9월부터 생보사가 상품 하나가 단종되서다. 겨우 상품 1개로 엄살부리는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심각하다. 단기납 종신보험이 사실상 생보사를 먹여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GA시장은 생보업계가 쥐고 흔들었다. 중소형사 뿐 아니라 대형사까지 참전해 단기납 종신 고시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GA에 소극적이었던 교보생명까지 단기납 종신경쟁에 참전했다.

한화생명이 불을 붙였다. 가만히 있던 삼성생명은 화들짝 놀랐다. 손보업계 판이었던 GA시장은 올해 상반기 단기납 종신보험이 쥐고 흔들었다. 생보업계는 단기납 종신보험 하나로 GA시장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생보사들은 간만에 GA채널에서 손보사 매출을 추월했다.

생보사들이 여기에 드라이브를 걸 수 밖에 없던 속사정이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생보업계 동아줄이다. 저출산, 고령화 진전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있는 산업이 보험업이라고 말한다. 보험에서도 손보업계보다는 생보업계가 영향이 더 크다. 과거 종신보험은 결혼하면 필수로 가입해야하는 금융상품으로 여겨졌다.

세상은 변했다. 결혼이 당연히 여겨지던 시대는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으로 바뀌었다. ‘변화하는 세상에 종신보험 역할은 작아졌다. 자녀가 있더라도 종신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졌다.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 매출을 대체할 상품을 찾아야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생보사 상품은 종신보험 말고도 변액보험 뿐 아니라 암보험, 건강보험, 연금보험, 저축보험, 치매보험 등 상품은 다양하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모두 대안이 되지 않는다. 단기납 종신보험 대체 시장으로 가장 먼저 건강보험에 힘을 줘야한다고 말한다. 건강보험 시장은 이미 손보사에 시장을 뺏겼다.

한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손보업계가 시장은 모두 차지했을 뿐 아니라 보험료 경쟁력에서 밀린다”라며 “추가로 영업을 해야하는데 이미 건강보험 시장도 추가로 가입할 여력이 있는 고객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연금보험이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고갈되고 있어 사적연금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연금보험은 IFRS17 하에서는 부채부담이 커지게 된다. 생보사들은 이대로라면 하향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과열경쟁, 민원 리스크, 저축성보험 오인 등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에 채찍을 든 건 일면 타당하다. 생보업 상황을 보면 숨통을 트일 당근이 없다는 점은 손쉬운 감독법만 쓰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11월 생보업계에서 건의해왔던 한국형 ‘톤틴연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톤틴연금’은 연금 개시 이전 보험기간 동안 조기해약 시 납입한 원금보다 환급률을 낮게 설정한 연금이다. 저해지형 연금보험이 나올 수 있도록 보험업감독규정 개정도 추진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업감독규정에 연금보험 환급률은 중도해지 하더라도 원금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다. 당시 금융위는 2023년에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진행된건 없다.

연금상품을 저해지형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뒀지만 보험사 리스크 부담이 크다. 연금 개시 일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보험금이 나오는 상황에서 위험율, 할인율 등을 적용하는 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사업비가 적어 판매요인이 없던 부분도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소비자 편익이 줄어드는 감독규정 개정에 총대를 맬 사람은 없다.

세태가 빠르게 변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보험을 잘 몰랐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똑똑해졌다. 그냥 가입하면 무조건 원금 100% 보장에 속는 사람도 거의 없다. 단기납 종신보험도 그런 측면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을지는 의문이다. 감독당국은 규제 외에도 생보업계가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고민해야할 때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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