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업계가 '미래형 스마트 면세 플랫폼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사진=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 입점 면세사업자인 호텔신라, 신세계DF, 현대백화점면세점, 경복궁면세점, 시티플러스 등 5개 업체가 지난 20일 미래형 스마트 면세 플랫폼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메타버스, 빅데이터, 증강현실 등 4차 산업 신기술을 활용한 ‘인천공항 스마트 면세 플랫폼’ 개발 마련이 목표다.
해당 플랫폼은 소비자 편의성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로 이륙 30분 전까지 면세 쇼핑을 할 수 있고, 인도장이 아닌 매장에서 간편하게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내와 온라인면세점의 한계인 구매 시간 제약을 완화하고, 구매 채널이 늘어났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여러 가지다. 이은아(36)씨는 “여행 전까지 바빠서 면세쇼핑을 못할 때가 있는데 30분 전까지 모바일로 쇼핑할 수 있으면 굉장히 편리할 것 같다”며 “면세점 간 가격 비교도 가능하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닌다는 김샛별(34)씨는 “이륙 30분 전에 모바일로 쇼핑할 바에 직접 매장 가서 사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라며 “이미 각 면세 앱에서 제공하는 큰 할인혜택을 활용하고 있고, 인도장에서 한꺼번에 받는 게 더 편하기 때문에 스마트 면세 플랫폼을 이용할 지는 의문이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의문을 표했다.
‘스마트 면세 플랫폼’ 추진은 몇 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인천공항공사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는데, 관세청과 면세업계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었다. 관세청은 스마트 면세점 수수료율을 문제로 삼고, 기존 매장 판매 수수료율과 별도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판매요율을 동등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세업계 부담은 단연 커질 수 밖에 없다. 공항에 내는 오프라인 임대료에 더해 투자비용, 유지비용 등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매출 회복이 우선인 상황에서 비용발생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실효성 문제가 크다. 기존 면세사업자들의 플랫폼은 오랜 기간 운영돼왔고, 강력한 멤버십 혜택을 바탕으로 두터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로 만들어지는 스마트 면세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또 이륙 30분 전까지 면세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 지에 대한 것도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다.
사실 이번 스마트 면세 플랫폼은 인천국제공항 입찰 조건 중 하나였기 때문에 면세업자는 무조건 따라야 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사업자 간 세부 운영방식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비용, 유지비용, 수수료 등 주요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제 시작단계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부 조건이 나오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판매 채널 확대로 편리한 쇼핑 환경으로 소비자 편익이 커지는 건 분명하다”면서 “일단 운영을 시작해봐야 어떤 시너지가 날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