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8월 서울대 법과대학(School of Law, Seoul National University) 졸업 및 제38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28기) / 1997년 벤처 법률 지원센터 설립 / 2000년 벤처캐피털 ‘퍼시빅벤처스’ 설립 / 2015년 1월 한국 핀테크 연구회 회장 / 2018년 9월 블록체인 영화제 조직 위원장 / 2018년 10월 블록체인 거버넌스 컨센서스 의장 / 2023년 어드번스트 테크놀로지(Advanced Technology) 그룹 대표 / 2023년 인스타페이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배재광 인스타페이(InstaPay)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울시 강남구 인스타페이 본사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대면 인터뷰(Interview‧대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간 모바일 결제 핵심 플랫폼 중 하나인 QR코드와 바코드 기반 결제를 사업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배재광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률 전문가다. 인스타페이를 창업하게 된 배경도 사실은 법률 자문 역할을 하면서 쌓은 그의 경력 덕분이다. 배 대표는 1996년 벤처 기업 대상 법률 자문을 시작해 1997년 벤처 법률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힘써왔다. 김대중 정부 때는 ‘e-Korea’ 공동위원장을 맡아 전자정부 추진에 동참하기도 했다.
한글과컴퓨터(대표 변성준‧김연수) 감사, NHN(대표 정우진) 법률 및 전략 담당 자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 이사 등을 담당한 바 있으며, 현재는 인스타페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벤처포럼 성과와 과제> <제조물 책임 법 사례 해설> 등이 있고, 최근 디지털 자산 및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 생태계에 관한 도서 출판을 준비 중이다.
배 대표가 인스타페이를 창업한 시점은 2015년이다. 탈 중앙화된 상거래‧모바일 결제를 지향하며 인스타페이를 설립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 ‘인스타그램’(Instagram)과 이름이 비슷하긴 하지만 전혀 무관하다. 오히려 인스타그램과의 상표권 분쟁에서 이겼다.
배 대표는 인스타페이 창업 계기에 관해 “모바일로 인한 ‘디지털 대전환’을 맞아 중요한 플랫폼 진화를 염두에 두고 창업했다”며 “당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초연결(Hyper-connected) 생태계, 상거래 변화 등을 볼 때 ‘QR과 바코드’를 이용한 결제 플랫폼으로의 진화 가능성에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스타페이는 말 그대로 ‘간편한 결제’ ‘즉각적인 결제’를 의미한다. QR과 바코드를 이용한 결제가 가진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 및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 특징을 담은 브랜드라고 보면 된다. 최근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며 모바일 결제가 한층 더 주목받고 있는데 지로로 청구 받은 요금을 모바일 간편 결제로 지불하는 기술 서비스 특허는 2007년에 배재광 대표가 먼저 냈다.
때는 사업이 막 도약하려던 2016년 시점이다. 2013년 한국전력에 QR과 바코드를 이용해 전기 요금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안했는데 그때는 별 반응이 없다가 3년 뒤 똑같은 서비스를 카카오페이와 내놨다.
이에 인스타페이는 카카오페이를 상대로 청구서 서비스 금지에 관한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1심에선 패소했다.
카카오페이는 승소 뒤 인스타페이 측의 항소심이 진행되는 가운데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또 카카오페이가 이길 것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특허심판원(원장 박종주)은 인스타페이 손을 들어줬다. 인스타페이 특허 유효성을 인정한 것이다.
배 대표는 “아직도 당시 녹취록과 자료 등 증거를 다 갖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침해 소송이나 가처분 소송에서 불리하면 무효 소송을 내는 게 일반적”이라며 “상고를 포기한 이유도 카카오페이가 김·장 법률사무소 8명이나 동원한 것에 반해 인스타페이는 변리사 한 명만 있어 김‧장 대리인이 제출한 각국의 유사 특허 번역 자료에 관한 번역 정확성조차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이긴 하지만 당시 시장 진입이 늦어지지 않았으면, 카카오페이 대신 인스타페이가 상장돼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Global‧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을 것”이라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배재광 대표는 ‘구독 서비스’를 사업모델로 잡고 대학생과 법인 대상으로 활발히 영업하고 있다.
핵심 서비스는 ‘인스타카드 멤버십 레귤러’다. 1년에 1만원을 내면 모든 책을 25%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도서 정가제로 인해 위축된 도서 콘텐츠(Contents‧제작물)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멤버십 유니브’도 있다. 대학생의 경우, 2만원 구독하면 최대 4년 동안 대학 전공 서적이 20% 할인된다. 모든 기업이 임직원 복지를 위해 인스타카드 멤버십을 구독하고, 기업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엔 KT M&S(대표이사 김영호)와 지식경영 부문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모든 책을 25% 할인하는 ‘인스타카드 멤버십 레귤러’ 서비스를 KT M&S가 전격 구독하는 것을 결정한 것이다. 멤버십 구독은 조만간 카카오(대표 홍은택닫기홍은택기사 모아보기) 선물하기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이달 중엔 생성형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서비스 ‘InstAuthor GPT’를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려 한다. 책, 그림, 영상 등 창작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단 각오다.
배재광 대표는 “인스타페이는 대한민국 국민 7000만명을 넘어 전 세계 70억명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창작을 비전(Vision‧사업 방향)으로 삼고 있다”며 “이러한 취지로 서울Book&Contents Fair(SBCF)를 매년 개최해 왔는데, 이번에 생성형 AI GPT까지 출시하면서 한글, 영어 등 다국어에 음성 지원까지 되는 창작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출시를 기념해 동화 공모전 등을 개최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최근 그는 InstAuthor GPT를 이용해 6‧7세부터 초등학생 대상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도 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아이가 가진 재능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교육관을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언어논리로서 국어와 영어는 물론 수학까지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학 콘텐츠 개발은 깨봉수학(대표 조봉한)과 협력해 진행 중이다.
배재광 대표는 “생성형 AI는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얼마 전 언급한 ‘이권 카르텔(Kartell‧기업 연합)을 넘은 공부와 학습의 정상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조만간 서울시 교육청(교육감 조희연) 등과 협력해 올해 내로 InstAuthor GPT를 교육 현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70년 된 신용카드를 대체해 지불결제 수단으로 만들고자 설계한 디지털 자산 ‘인스타코인’(InstaCoin)는 당장 주력 사업으로 삼진 않을 계획이다. 최근 ‘뒷돈 상장’ 등 가상 자산 업계에 탈이 많은 만큼 생태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려 한다. 현재는 코인 마켓 거래소인 프로비트(ProBit‧대표 도현수)에만 발행한 상태다.
배 대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과 거래소 및 발행사에 대한 검찰 수사로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정상화된다면, 신용카드 대체 결제 수단으로서 인스타코인의 도전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프로필 사진(PFP‧Profile Picture) 등을 통해 탈 중앙화된 인스타페이 생태계를 완성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배재광 대표 좌우명은 따로 없다. 다만, 가끔 주변 지인에게 많이 인용하는 말이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 思而不學則殆(사이불학즉태)’다. 논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운 관념론자가 된다는 뜻이다.
그는 “인간은 항상 배우기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는 말에 닿아 있는 것이라 받아들였다”며 “이 시대 지식인으로서 현실에 타협하거나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며, 제 자식들 또한 현재에 머물지 말고 끊임없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이 문구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로 벤처 생태계에서 자문 역할을 하다가 이제는 직접 창업에 뛰어들어 모바일 결제 시장 판도를 흔들려 하는 배재광 대표. 최근엔 하루에 3~4시간, 심하면 아예 못 잘 정도로 바쁘게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사업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기쁜 마음에 열정을 더 쏟는 것이다.
과연 블록체인 기술을 앞세워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그동안 그가 쌓은 경험과 노하우(Knowhow‧비법), 열정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인스타페이, 그리고 배 대표의 내일이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