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롯데

VCM은 롯데 전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중·장기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회의로, 1년에 상반기(1월)·하반기(7월)에 두 차례 진행된다. 이번 하반기 VCM에는 이동우닫기


올해는 고물가 속 경기둔화로 여러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롯데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는 올해 2010년부터 유지해왔던 재계 순위 5위를 포스코에게 내주고 6위로 밀려났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는 자산총액 129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포스코그룹(132조1000억원)에 밀렸다. 롯데는 2022년(121조6000억원) 보다 자산총액이 8조1000억원 늘어났음에도 지주사 전환 등으로 30조원 이상 자산이 반영된 포스코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락했고, 롯데지주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롯데쇼핑 역시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하반기 VCM을 앞두고 지난 12일 사임한 이완신 롯데호텔HQ 총괄대표와 후임인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1월26일 호텔롯데 수장을 맡은 이 대표는 약 6개월 만에 사의를 표했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완신 대표가 병원으로부터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호텔은 실적개선, IPO(기업공개) 등 무거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은 신동빈 회장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로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희석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실적악화 등으로 7년째 답보 상태였고, 이완신 대표가 해결사로 나섰지만 금방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지난 3월 취임한 제6대 롯데의료재단 이사장직은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롯데호텔HQ 총괄대표 후임 자리에는 이갑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 등 여러 인물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은 “후임인사와 관련해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롯데호텔HQ 총괄대표 후임 인사는 하반기 VCM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상반기 VCM에서 책임감 있는 CEO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한 우선순위에 따라 임직원들과 명확하고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고객과 주주, 임직원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의사결정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반기 VCM은 상반기 실행의 계획·결과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성장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올해는 다룰 사안이 많은 만큼 신 회장의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 악재가 겹쳐 위기 극복을 위한 타개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합 위기에 빠진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뉴 롯데’를 위한 신사업 성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올해 ▲헬스앤웰니스 ▲모빌리니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신성장 동력 4개 테마를 제시하고 신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신 회장 역시 올해는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만큼 관련 이야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