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원 반지하 건물./사진=주현태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반지하 거주자에 대한 이주지원과 반지하 공공매입 활성화를 위해 이주지원 혜택 확대, 세대별 공공매입 허용 등 제도를 개선했다고 10일 밝혔다.
양 기관은 반지하 거주자에 대한 이주 지원 활성화를 위해 최대 5000만원의 국토부 무이자 보증금 대출과 서울시 반지하 특정 바우처 월세 20만원에 대해 중복 지급이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했다.
국토부의 ‘비정상거처 이주지원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재해 우려 지하층이나 쪽방, 고시원 등에 거주 중인 무주택 세입자가 지상층 주택으로 이주 시 최대 5000만원까지 보증금을 무이자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서울시의 ‘반지하 특정 바우처’는 반지하 거주자가 지상층으로 이사하는 경우 최대 2년간 월 20만원의 월세를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번 중복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전월세 전환율 약 4.5%(서울 시내 연립·다세대 기준) 가정 시, 지원요건을 충족하는 대상가구는 월세 약 40만원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가 지상층으로 이주하는 경우, 5개 시중은행(우리·국민·NH농협·신한·하나은행)을 통해 '국토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하면 되고, 실제 이주를 완료한 뒤에 동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반지하 특정바우처'를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당초 전체 가구 중 반지하세대 포함 50%이상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매입을 해왔으나, 국토부는 재해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의 공공매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와 논의를 통해 반지하 세대별 매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매입한 반지하 가구는 긴급주거지원이 필요한 국민 대상 단기 임시거처로 사용하거나, 공동창고·공용회의실 등 인근 매입임대주택 입주자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반지하 거주자 뿐만 아니라, 건물주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쳐야 반지하 이주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북구 수유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반지하가 많은 이 동네에서 관련 문의가 뚝 끊겼다. 정부의 정책은 전·월세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더 효과가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반지하 거주 형태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선 돈 없으면 돈 준다는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반지하 주거이동 정책을 실현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용불량자, 불법체류자 등 남모르게 정부로부터 혜택을 못받아 어쩔 수 없이 반지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집주안과 세입자 간의 관계에서 돈을 못 돌려받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이 중개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거주자들에게는 큰 정책이지만, 집주인들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설득하지 않는다면 큰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불우이웃에 해당되는 이들이 등기임차원 명령 등 법을 통해 호소할 수 있기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약자인 이분들을 지켜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